2024-09-11

인도 남부 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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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이오 주의 수도인 콜럼버스에 살고 있는 코난군의 친구 타룬네 집에서 머물면서 재미난 곳을 구경하기도 했고 아침 저녁으로는 타룬의 외할머니가 해주시는 인도 가정식을 얻어 먹었다.

여러 가지 곡물과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해서 만든 인도 음식은 예전에 레스토랑에서 사먹었던 음식과는 사뭇 달랐다.

아마도 한국음식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은 집에서 해먹는 음식과 이름은 같고 겉보기가 비슷해 보이겠지만…

엄마의 손으로 정성을 담아 만든 음식이 사먹는 음식과 같을 수는 없을게다.

 

인도 북부지역 사람들은 육식을 많이 하는 반면, 남부 사람들은 빵 대신에 쌀을 주식으로 하고 육식보다는 채식을 많이 한다고 한다.

주방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향신료와 곡물을 구비해놓고 여러 가지를 섞어서 음식을 만드는데, 우리집 주방으로 치자면 간장, 참기름, 고춧가루 등의 식재료를 구비해 놓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종류가 너무 많아서 어디에 무슨 재료가 있는지를 기억하고, 떨어지지 않게 미리 사다놓고 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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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팝디 라고 하는 것은 후식으로 먹는 과자와 캔디의 중간 쯤 되는 것인데 우리 동네 오아시스 마트에서도 팔고 있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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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은 밀가루 반죽을 두껍게 해서 화덕에 구워내는 것이라면, 이것은 통밀을 갈아서 얇게 구워낸 남부식 인도 빵이다.

타룬네 집에는 (우리집처럼 🙂 제분기가 있어서 갓 갈아내어 신선한 통밀가루를 직접 반죽해서 즉석에서 구워낸 빵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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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비위에 맞지 않는 냄새나 맛이 느껴지면 먹지 못하는 코난군이 신기하게도 인도 음식은 종류에 상관없이 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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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군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타룬 할머니가 해주신 인도 음식을 맛있게 잘 먹었는데, 아마도 엄마가 해주시는 따순 집밥 의 느낌이 가득해서 그런 게 아니었나 싶다.

 

인도 음식을 제대로 먹으려면 바닥에 앉아서 밥상도 없이 도구도 없이 맨손으로 먹어야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무리라서, 식탁에 앉아서 포크와 숟가락을 사용해서 먹었다.

뿌리 라고 하는 튀긴 빵에 음식을 싸서 먹는 것은 마치 우리가 상추쌈을 싸먹듯이 맨손으로 먹을 수 있어서 인도 음식을 조금 더 즐기며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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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침 식사로 먹었던 빵과 숩인데, 타코야끼 틀 처럼 생긴 후라이팬에 쌀가루와 밀가루로 반죽하고 향신료를 넣어 구운 빵을 숩에 찍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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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식 밥은 여러 가지 야채나 향신료가 들어가서 밥만 먹어도 우리식 볶음밥이나 비빔밥을 먹는 것처럼 다른 반찬이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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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만들어 주어도 다 맛있게 먹는 우리 가족을 보시고 타룬 할머니는 더욱 신이 나서 매일 아침과 저녁밥을 손수 만들어 차려주셨다.

나는 엄마 (인도 말로도 엄마는 엄마라고 발음한다) 가 만들어 주시는 가정식이 맛만 좋은 게 아니고,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그 깊은 온정과 향기가 느껴져서 정말 감동하며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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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과 국적을 막론하고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은 맛을 떠나서, 대단한 그 무언가가 있나보다.

 

 

2016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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