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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준비로 바쁜 나날들

아이들 개학한 다음의 생활

 

2016년 8월 12일 금요일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나니 하루에 뭉탱이 시간이 주어져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집에서는 아무래도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우니 매일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학교에는 아직 학생들은 없고 간간이 나처럼 출근해서 일하는 동료들 뿐이라 무척 조용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좋다.

매일 매일 이런 방해받지 않고 조용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라고 생각은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

이제 곧 개강하고나면 이메일이 수십통씩 쏟아져 들어오고 학생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문제를 일으키거나 내게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할 것이고, 학과 안팎에서도 내가 즉시로 해야할 일을 수시로 만들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번 학기부터는 프로그램 대표직을 동료에게 물려주기 때문에 그놈의 골치아픈 보고서작성이나 문제학생 면담 같은 일이 대폭 줄어들거라는 점이다.

물론, 줄어든다는 것이지 아예 없어지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금 현재 쓰고 있는 보고서가 프로그램 대표로서 마지막으로 써야하는 대규모 문건인데, 오늘 오전 세 시간 동안에 바짝 집중해서 마무리하려고 계획했으나, 어림 턱도 없는 계산이었다는 걸 깨닫고 있다. ㅜ.ㅜ

 

오늘 금요일은 오전만 일하고 퇴근하면서 장을 봐서 파티 음식 준비를 해서 저녁에 학과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 리셉션에 가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파티를 하는 것은 내가 무척 좋아하는 일이지만, 이렇게 자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업무의 연장으로 해야 하는 파티와 음식준비는 별로 재미가 없다.

내일은 토요일이지만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팀 멤버라서 아침 일찍 출근해서 거의 하루 종일 컨퍼런스가 잘 돌아가도록 돕는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주말이 끝나는 월요일 아침에는 둘리양을 데리고 치과에 가서 반마취 충치치료를 받게 하고, 치료가 끝나면 집에 데리고 와서 마취가 완전히 풀릴 때까지 지켜보아야 하니 월요일은 별다른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다음 주에는 학교에서 주최하는 여러가지 웍샵에 참석해야 하고 그 틈틈이 연간 업적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오늘 다 쓰지 못한 마지막 보고서도 작성하기로 업무 계획을 수정해두었다.

신학기 강의 준비는 그 다음 주에나 시작할 수 있겠다.

 

그래도 아이들이 많이 자라서 내 손길을 덜 필요로 하게 되니 훨씬 수월하다.

여기서 "손길" 이란 직접적인 돌봄의 행위를 말한다.

화장실 뒷처리나 음식 떠먹여주기, 옷 갈아입혀주기, 안아서 차에 태우고 내리기 등의 일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으니 수월하긴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더욱 신경쓰고 챙겨야 할 것이 많은 것은 변함이 없다.

샤워를 안시켜주어도 되고 우유를 따라주지 않아도 되어서 코난군을 돌보는 것이 수월하지만, 매일 해가는 숙제의 내용을 함께 고심해서 생각하고 도와주어야 하고, 요일별로 정해진 활동에 데리고 가고, 연습을 시키고, 하는 등의 복잡한 일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방학이 끝나고 어린이집에 다시 다니게 된 것을 무척 행복해 하는 둘리양을 지켜보는 마음도 조마조마하다.

저렇게 행복해 하다가도 무언가 수가 틀리거나 심기가 불편해져서 언제 또 어린이집에 안가겠다고 반항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월요일에 있을 충치 치료가 둘리양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서 부정적인 행동을 유발하지나 않을지 그것도 걱정이다.

약을 먹여서 졸리게 만든 다음 충치 다섯 개 중에 몇 개는 크라운을 씌우고 몇 개는 아말감으로 떼우는 치료를 해야 하는데, 만약에 마취가 빨리 풀리거나 마취 중에라도 둘리양의 반항이 너무 심하면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제발 그러지 않고 치료가 잘 되기를 빌고 또 빈다.

 

코난군과 둘리양은 일요일에 가는 미술 클래스를 함께 다니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코난군은 태권도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저녁에 다니기로 신청해두었고, 토요일에는 수영 레슨을 계속 받는다.

거기에 더해서 곧 축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직 요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저녁마다 축구팀에 가서 운동을 하게 된다.

둘리양은 9월부터 발레를 배우기로 했다.

우리 학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발레 클래스가 있는데, 너도 배워볼래? 하고 떠보듯 물어보았더니 둘리양은 클래스가 크냐 작으냐, 어디서 배우느냐, 발레 타이즈를 핑크색으로 입을 수 있느냐, 발레 슈즈를 신으면 미끄러워서 넘어지는 일은 없느냐… 등등…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그 모든 대답을 다 듣고 분석해서 내린 결론이 발레를 배우겠다는 거다.

꼼꼼한 녀석 같으니라고… ㅎㅎㅎ

월요일 저녁마다 발레 수업에 데리고 가려면 나는 오후 강의를 마치자마자 우리 동네에 있는 어린이집으로 돌아가서 둘리양을 데리고 다시 우리 학교로 되돌아와야 한다.

아마도 저녁 식사는 발레 수업 전이나 후에 학교 식당에서 먹게 될 것 같다.

코난군은 아빠가 태권도에 데리고 갔다오면서 저녁을 먹여야겠지.

애들이 커가니 몸은 편해지는 듯 해도 머릿속 생각과 스케줄은 더욱 복잡해지는 것 같다.

 

맨날 들고 다니던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모두 반납해버렸다.

틈날 때마다 읽어야지… 읽어야 하는데… 하는 압박감이 사라지니 홀가분하다.

틈틈이 책을 읽어서 기초 교양을 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는데, 교양은 커녕 스트레스가 더 많이 쌓이는 것 같아서 단행한 일이다 🙂

 

여기에도 당분간 개강 준비를 마칠 때 까지는 생각없이 쓰는 그냥 일기만 간간이 쓰고 다른 글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그럴 시간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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