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그림과 둘리양 치과 진료
둘리양의 발레 클래스에 대한 기대감
2016년 8월 16일 화요일
새 글이라는 표시가 예전에는 일주일은 지속되었던 것 같은데 요즈은 어째 사흘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누가 뭐라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내 블로그에 새 글이 있다는 표시가 없으면 어쩐지 서운해서 아무리 늦어도 사흘마다는 글을 올리려고 하게 된다 🙂
지난 주에 두 번째로 아트 클래스에 가서 둘리양이 그려온 그림이다.
매주 일요일마다 아트 선생님이 정해주는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는 것이 클래스의 전부인데, (그래서 등록금도 무척 싸다. 한 달에 30달러 정도?) 잘 그린 다른 사람의 작품을 따라 그리면서 구도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색채와 형태의 표현을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원작을 따라 그리기는 하지만 구도나 색상이나 그림의 내용은 얼마든지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바꾸어 그리도록 권하는 것 같다. 코난군이 꽃의 색상과 모양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뒷 배경에 그림 액자를 추가로 그려 넣었더니 (아래 그림이 코난군의 작품) 둘리양은 그걸 또 따라서 그렸다.
자신의 갤러리에서 미술 수업을 하고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누기 좋아하는 노장 피터 화백 선생님은 둘리양이 이제 고작 만 네 살인데 여섯 일곱살 된 아이들 보다 더 잘 그린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둘리양은 정말이지 최근에 놀랄만큼 자라서 칫과에서도 울거나 겁먹지 않고 충치 치료를 잘 받았다.
지난 겨울에 칫과 첫 검진을 갔을 때만 해도 입을 안벌리려고 하고 크게 울어서 내가 난감했었는데 – 입을 억지로 벌리고 있다가 내 손가락을 깨물리기도 하고 결국 검진은 하지 못했던 흑역사가 있다 ㅎㅎㅎ – 어제는 비록 수면 마취를 하긴 했지만 다섯개나 되는 충치를 잘 치료받고 나왔다.
졸리는 약을 먹고 병원 대기실에서 30분간 놀다가 치료실로 들어가서는 졸리는 가스를 흡입하고 또 20여분 간 누워있었는데, 다른 아이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약을 먹어도 가스를 마셔도 도무지 잠이 들 기미가 안보여서 내가 다 초조해졌었다.
다행히도 나중에는 잠이 들고 한 시간이 채 안걸려서 충치 다섯 개 중에 두 개를 크라운을 씌우고 세 개는 필링을 하는 치료가 끝났다.
아직 입 안의 감각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무언가를 씹다가 혀를 깨무는 등의 부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두 시간 동안은 씹지 않아도 되는 것만 먹이라고 했다.
진료는 성공적으로 잘 받고 집에 돌아왔지만 무언가 억울하고 심기가 불편한 둘리양을 달래기 위해서 다음달 부터 시작할 발레 클래스의 준비물을 온라인으로 함께 골라서 구입했다.
이왕 시작한 김에 동영상으로 발레 머리모양 만드는 법을 함께 보고 따라서 해주었다.
(아래 사진에 둘리양 입술이 상당히 부어있다.)
발레리나의 우아한 모습에 한껏 도취되어 혼자서 춤을 추기도 하고, 발레 클래스가 시작하려면 몇 일이 더 남았는지 묻기도 하고, 온라인 주문한 발레 옷이 언제 도착하는지도 물어보고, 잔뜩 신이 나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이를 닦이는데도 코난군은 하나도 없는 충치가 이 사람 입 안에는 이렇게 많이 생겼다.
아기였을 때 이를 닦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제대로 닦아주기가 힘들었던 탓도 있을 것이고, 어디선가 읽었는데 침의 성분이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사람의 입 속은 충치가 더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하던데, 그런 탓도 있을게다.
그래도 한시름 놓았다.
이제부터 영구치가 날 때 까지는 더더욱 양치질과 치아관리를 잘 해주어야겠다.
오늘부터 남편도 출근을 시작해서 명실공히 우리 가족 모두의 개학이다.
둘리양은 발레 머리를 해주었더니 기분이 좋아서 아빠 차를 타고 어린이집으로 갔고, 나는 코난군을 스쿨버스에 태워보내고난 다음 곧바로 출근할 예정이다.
오늘은 웍샵 두 군데에 참석하는 틈틈이 연간업적보고서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