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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에 행사에 참석한 아이들 모습

정교수 승진 심사 준비

 

2016년 10월 11일 화요일

 

지난 주말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각기 외출할 일이 있어서 분주했다.

토요일은 우리 동네에 위치한 버지니아 공대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과학 페스티발이 있었는데, 우리 아이들 뿐만 아니라, 바빠서 참석할 수 없다는 동료 교수의 아이 한 명까지 데리고 반나절 나들이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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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예술 공연을 하는 곳이지만 넓다란 복도와 크고 작은 홀이 있어서 여러 가지 과학 체험 활동을 전시하기에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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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에서 나오는 전기로 우퍼 스피커를 작동하는 실험중인 코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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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만지며 체험하고 있는 오빠 옆에서 돋보기로 곤충을 관찰하고 있는 둘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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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가상 현실 체험용 바이저인데, 고개를 들면 화면 속에서 천장이 보이고 고개를 숙이면 화면속의 그림도 바닥을 보여준다.

코난 아범이 즉석에서 온라인 검색을 해보니 한 개에 10-20달러 정도 하는 많이 비싸지 않은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집정리 하는데에 방해가 되므로 안샀으면 좋겠음… 나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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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데리고 다녔던 아이의 엄마가 (우리 학교 수학과 교수이다) 아이를 데리러 와서는 우리가 먹고 있던 점심값을 우리가 모르게 지불해버렸다.

이 아이는 (둘리양 왼쪽에 팔뚝이 보이는 아이 🙂 중학생이라 사실은 우리가 데리고 다니면서 별로 신경쓸 일도 없고 귀찮기는 커녕 코난군에게 좋은 누나 노릇을 해주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우리가 밥을 사먹이려고 했던 건데 졸지에 동료 교수에게 밥을 얻어 먹은 결과가 되어서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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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꼭 기회를 마련해서 이 집 가족들에게 밥을 한 번 차려주던지 사주던지 해야겠다.

여담이지만, 이 아이의 엄마인 아제르바이잔 출신 수학과 여교수 아기다 선생은 나보다 두세살 어린데, 어찌나 똑똑하고 당찬 사람인지, 존경하는 마음이 들 정도이다.

딸도 엄마를 닮아 똘똘해 보였는데, 이 날 행사장에서 가장 먼저 각 전시가 나열된 지도책을 하나 집어들고 펜으로 표시를 해가면서 빠뜨림없이 꼼꼼히 모든 전시를 다 돌아보는 등, 코난군에게 모범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우리 학교에서 하는 행사가 있었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총장의 취임식이 이번 주에 있는데, 단순히 취임식 행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전후로 불우이웃 돕기 음식 기부 행사라든지, 어린이를 위한 페스티발 행사 등등 지역민까지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된다.

이 날의 행사는 총장님의 막내 쌍둥이들이 초대하는 형식으로 교직원 모두의 아이들을 초대해서 게임도 하고 상품도 주고 음식도 먹는 즐거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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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체육관에서 하는 행사라서 날씨 영향도 받지 않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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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짓수가 많지는 않아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과 음료를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뷔페식으로 준비해둔 것도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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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한 가지씩 할 때마다 선물과 교환할 수 있는 티켓을 나누어 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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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티켓으로 장난감이나 사탕과 바꿀 수 있게 준비한 것도 아이들의 눈높이와 재미를 고려한 훌륭한 아이디어였다. 코난군은 티켓 40개를 이 모자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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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페이스 페인팅을 가장 좋아했는데, 책자를 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고르면 그대로 즉석에서 그려주었다. 가장 좋아하는 색깔인 핑크색과 자주색으로 나비 문양을 그린 둘리양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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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입고 있던 옷과도 잘 어울려서, 우리 학교 전속 사진사가 둘리양 사진을 아주 많이 찍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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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부임하는 총장님은 이렇게 대학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가족적인 사람이며, 일부가 아닌 공동체 일원이라면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모두 섬기겠다는 마음가짐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부디 학교를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은 출근해서 밀린 일을 좀 하고 교생실습 세미나 수업도 하고, 오늘 화요일은 마침내 한 숨을 돌리며 승진심사 자료준비를 하고 있다.

마침 내일 수요일에는 강의 대신에 학생들이 중간고사 시험을 보기 때문에 강의준비를 안해도 되니 이번 주에 바짝 열심히 일해서 주말 까지는 대략적인 자료 준비를 마치려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실, 승진 심사 준비라는 것이 무언가를 새로이 하는 건 없고, 지난 6년간의 업적을 잘 모아서 일목요연하게 보이도록 정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자료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내가 얼마나 충분한 자격을 가졌는지를 쓰는 커버레터를 써야 하는데, 이게 가장 시간과 노력이 걸리는 큰 준비작업이다.

선배 교수들의 자료를 살펴보니 무려 20여 페이지에 달하도록 쓴 것도 있고, 그 내용 또한 너무나 훌륭해서, 그렇지 못한 내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은 미국 생활을 십 수년 해서 그런지, 아니면 박사논문이며 연구논문, 각종 보고서를 쓰다보니영어로 이런 공식적인 문서를 작성하는 것에 대해 지나친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화려한 문장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하고픈 말을 쓰는데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예전에 유학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그 암담함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

다음은, 나보다 먼저 정교수로 승진한 선배들 중에는 버지니아 주에서 가장 훌륭한 교수에게 주는 상을 받은 대단한 사람도 있지만, 나보다 별로 더 잘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점이다. **이도 승진했는데 나라고 안되겠어? 하는 생각이 유치하긴 해도 정신건강에 도움은 된다.

마지막으로, 승진 심사의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너무나 애매한 말로 너무 간단하게 적힌 심사 기준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해석이 된다. 그나마 부교수로의 승진과 테뉴어 심사 기준은 제법 깐깐하게 정해져 있으나, 정교수로의 승진은 기준이 너무 허술해서 곧이곧대로 그 기준만 보자면 어느 누구를 데려와도 승진이 안될 수가 없을 지경이다. –> 이러니 **이 같은 사람도 승진을 했겠지? ㅎㅎㅎ

10월 24일이 최종 심사자료 제출 기한이다.

그 날이 지나면 친한 사람들 불러다가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김장도 담고 겨울 방학 시작하면 디즈니 크루즈도 다녀와야지!

–> 이렇게 해야 할 일을 마친 후의 즐거운 시간을 상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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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엄마

 ㅋㅋ 저도 다른 사람들 다 됐는데 설마 내가 안 되겠어? 하는 마음으로. 🙂 배추 사러 올라오실 때 한번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