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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했음

아들 자랑 🙂

 

2017년 1월 22일 일요일 흐림

 

지난 월요일은 공휴일이어서 개강이 화요일부터였고, 월요일에 강의가 있는 교수들은 하루 – 말하자면 한 주간의 시간 – 를 벌었다며 좋아했지만, 내게는 해당이 없었다.

이번 학기 내 스케줄은 월요일과 수요일에 각기 세미나와 강의가 두 개씩 있는데, 그래서 원칙상으로는 월요일의 공휴일을 즐겼어야 하지만, 그 두 개의 수업은 교생실습을 하는 학생들과 하는 세미나 수업이고, 따라서 화요일에 개강을 하기 전에 교생실습에 관한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등의 오리엔테이션 미팅을 월요일에 해야만 했다.

이번 학기 실습생은 반일만 실습하는 학생 그룹과 하루 종일 풀타임으로 실습하는 교생 그룹 둘 다 지도하게 되었다.

그 중에 몇 명은 코난군네 학교에서 실습을 하게 되었는데, 심지어 코난군의 반에도 한 명이 배정되었고, 또 한 명은 코난군의 이웃반 3학년 교실에 배정이 되었다.

3학년의 세 학급은 선생님들이 과목을 분담해서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코난군은 담임 선생님 말고도 이웃반 선생님에게서도 수업을 받는다.

즉, 요약하자면 내가 감독하는 교생 두 명이 코난군을 가르치게 된 것이다.

실습지도를 나간 김에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하고 있는지를 볼 수도 있고, 아이 편으로 교생에게 필요한 문서전달을 할 수 있다든지, 실습지도교사와 보다 더 친밀감과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다.

실습 첫 날에 교생이 코난군의 엄마가 자신의 지도교수라는 이야기를 모든 반 아이들 앞에서 했다고 한다.

코난군네 반 – 아니 그 초등학교 전체가 – 아이들 부모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버지니아 공대에서 교수나 연구원, 교직원, 대학원생 등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라서, 코난군의 엄마가 지도교수라는 것이 별다른 소식은 아니지만, 그래서 코난군의 엄마가 자기들을 참관하러 교실을 자주 방문할거라는 소식은 자못 재미있게 여겨졌던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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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코난군이 받아온 상장들은 내 체면을 조금 더 세워주었다 🙂

아닌말로, 내 아이가 지지리도 선생님 말을 안듣는 말썽쟁이였다면, 교생을 그 반에 보내는 것이 마음 편치 않았을텐데, 그 반대라서 체면도 서고 흐뭇하기도 하다.

코난군이 받은 상장은 각기 결석을 한 번도 안해서 받은 개근상과 모든 과목에서 에이를 받은 것에 대한 학업우수상이다.

코난군네 반에서 개근상은 오직 코난군 혼자만 받았고, 성적 우수상은 코난군과 알든이라는 아이 두 명만 받았다고 한다.

알든의 엄마도 나와 비슷한 분야의 공부를 하고 버지니아 공대 심리학과에서 가르치는 교수인데, 나와 함께 공동연구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심정을 비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 나는 프로그램 대표직을 맡고 있어서 연구를 따로 진행할 여력이 없었고, 알든의 엄마는 아직 테뉴어를 받기 전이라 시급하게 연구 파트너를 구해서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 등, 둘의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아서 흐지부지 넘어가고 말았던 일이 있다.

여담이지만, 어쩌다 들렀던 알든의 집이 매우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던 점과, 활력과 원기가 넘치는 알든 엄마의 인상, 그리고 초등학교의 여러 가지 일에 자원봉사를 지원해서 활발하게 참여하는 모습 등을 보니 그 엄마도 장난이 아니구나 싶은 느낌이다 🙂

 

지난 금요일에는 코난군이 또 벨트 테스트에 합격을 해서 이제는 빨간띠를 매게 되었다.

두 달 쯤 후에 품띠를 받고 나면 검은띠에 도전하게 된다.

축구도 수영도 열심히 배우고 있으며, 아침마다 엄마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시키지 않아도 등교 준비를 착실히 잘 하는 모범생이다 🙂

얼마 전에 시어머님과 화상채팅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코난군이 외모뿐만 아니라 식성도 아빠를 닮고, 성격이나 생활습관이 아빠와 똑같이 닮았다고 말씀드렸더니 시어머님의 반응이 무척재미있었다 🙂

 

"아이고, 인자 되았다 그라마. 인자 아무 걱정도 없다. 아이고 인자 다 되았다 고마"

 

흐뭇하고 기쁨이 가득담긴 음성으로 위의 말씀을 계속해서 반복하셨다 🙂

번역하자면, 지 애비를 쏙 빼다 박은 듯 닮았다면 이제부터 코난군에 대한 걱정은 아무것도 할 게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당신의 아들에 대한 신뢰감이 무한정 크다는 뜻이다 🙂

 

나도 대체로 동감하고 있다.

코난군이 남편을 닮았다면 자라면서 나를 크게 실망시키거나 마음고생을 심하게 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모범생이자 착한 아들로 자란 코난아범이라지만, 기본적으로 자식이 부모에게 걱정 한 번 안끼치고 말썽 한 번 안부리고 자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듣거나 직접 겪어서 아는 일만 해도, 책상 정리에는 아주 잼병이라든지, 너무 부지런해서 몸살이 날 정도로 일에 골몰한다든지, 하는 등의 단점이 분명히 있는데 우리 어머님은 그런 건 다 잊어버리시고, 코난군이 지 아빠를 닮았으면 그 이상 더 바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거다 ㅎㅎㅎ

이 신기한 부모님의 망각증은 우리 부모님에게도 증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데, 내가 저질렀던 수많은 못된 짓 어리석은 짓은 전혀 기억못하고, '우리 딸은 똥도 버릴 것이 없을만큼 귀하고 아깝다'라고 말씀하시면 참 낯이 뜨거워진다 🙂

그래도 그렇게나 나를 믿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 덕분에 어디 가도 주눅들지 않고 당차게 살아갈 수 있는 일생의 밑천을 얻은 것 같다.

우리 아이들도 우리 부부가 아주 많이 사랑해주고 믿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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