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울 것도 없고 끓이기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남편의 생일을 기념하는 쇠고기 미역국을 끓이면서 과정을 담아보았다 🙂
마른 미역을 물에 불린다.
두 시간 정도 불려서 모래가 나오지 않을때까지 물에 헹구어 건진다.
국을 끓일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달구어서
국거리용 쇠고기 400그램과 가위로 잘게 썬 불린 미역을 동량으로 넣고 달달 볶는다.
다른 양념은 필요없고 소금과 국간장을 넣고 고기의 표면이 익을 정도로 볶는다.
그 다음 과정이 나만의 방식(?)이라 생각되는 부분인데, 물을 많이 넣지 않고 한 컵만 붓고 자작하게 끓인다.
이렇게 적은 양의 물을 붓고 끓이면 – 내 짐작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 쇠고기 건더기에 간이 배어들어서 국을 먹을 때 건더기와 국물의 맛이 고르게 나는 것 같다.
즉, 지금 이 상태로서는 간이 짜다 싶을 만큼 세다.
그렇게 한 번 끓은 다음에야 찬물을 네 컵 더 부어서 국의 상태로 만든 다음 중간 불에 오래오래 끓인다.
미역국에 파와 마늘을 넣지 않아야 한다, 넣어야 한다, 의견이 분분한 모양이나, 내가 어려서부터 먹던 미역국에는 파와 마늘이 들어가지 않았고, 그래서 그 맛에 익숙한지라 내가 끓이는 미역국에는 소금과 국간장 이외에 다른 양념은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다.
생일상이라기엔 너무나 단촐해서 밥상 전체를 찍지 못하고 쌀밥과 미역국만 찍었다 🙂
남편이 좋아하는 새우튀김이나마 실컷 먹도록 많이 많이 데워주었다.
(즉, 내가 튀김옷을 만들어 튀긴 것이 아니라, 오븐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냉동식품이라는 것…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덜해서가 아니라, 이 제품을 남편이 가장 좋아하고 맛있게 먹기 때문이다 🙂
식후에는 우리 동네 맛있는 빵집에서 사온 케익을 후식으로 먹었다.
작은 걸 살까 큰 걸 살까 잠시 고민하다가, 일 년에 한 번 오는 생일인데 까짓거 큰 맘 먹고 큰 케익으로 구입했다 🙂
마스카포네 치즈가 듬뿍 들어가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티라미수 케익이다.
파란 촛불은 한 개당 열 살, 연두색 촛불은 한 살
그래서 남편의 나이는…?
ㅎㅎㅎ
이만큼 큰 아들을 두었을 만큼 나이를 먹었다 🙂
케익이 어찌나 맛있던지 큰 것으로 사기를 잘했다 싶었다.
2017년 3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