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휴가 여행 캐나다 –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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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는 퀘벡 주가 있고, 그 안에 퀘벡 씨티가 있다.

마치 미국 뉴욕 주 안에 뉴욕 씨티가 있듯이, 사람들은 그 두 가지 다른 곳을 지칭하는 같은 이름을별다른 분간없이 섞어서 쓰고 있는데, 미국의 뉴욕이 그러하듯 퀘벡에서도 대부분 퀘벡 씨티를 부를 때가 많은 것 같다.

참고로 이 글을 쓰면서 공부삼아 검색을 해보니 캐나다에는 10개의 주와 3개의 준주 (territory)가있다고 한다.

이번에 우리가 여행했던 동쪽 지역에는 온타리오와 퀘벡 주가 있고, 대서양 연안에는 뉴브런즈윅, 노바스코시아,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이렇게 네 개의 주가 있다.

지인으로부터 듣기를 노바스코시아는 미국의 메인 주에서 가까운데 그 곳에 가면 빨간 머리 앤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 있다고 하고 그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고 한다.

캐나다의 서쪽에는 앨버타, 새스캐추원, 매니토바,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가 있고, 아주 추운 북쪽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아서 준주로 구분한 유콘, 노스웨스트, 누나부트 테리토리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넓은 땅에 영국과 프랑스에서 이민와서 정착한 사람들이 캐나다 국민이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프랑스계 사람들은 퀘벡 주에 모여서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퀘벡 주의 수도인 몬트리올에는 거리 표지판이 모두 프랑스어로 적혀 있다.

퀘벡 씨티에서는 거리 곳곳에서 프랑스어를 말하는 것이 들리고, 번화가 상점이나 큰 호텔의 프론트 데스크 직원이 아니면 영어를 아예 못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건물이나 거리의 분위기도 미국과는 사뭇 다르게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프랑스의 시골 마을을 가본 적은 없지만 책이나 그림에서 보았던 풍광과 비슷해 보였다는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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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타운 퀘벡은 옛날 도시가 건설될 무렵의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지역인데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거나 음식을 파는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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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걱정없이 아기자기한 유럽풍의 골목길을 산책하며 예쁜 가게 구경을 하는 것이 올드 타운 퀘벡을 여행하는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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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상품이라고는 하지만 공장에서 찍어낸 싸구려 물건보다도 주인이 성의를 담아 제작한 물건들이 훨씬 더 많아서 가게 구경을 하는 것이 즐거웠다.

가게 앞을 이렇게 예쁘게 꾸며 놓은 것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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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도 날씨는 쾌청했고 햇볕은 뜨거웠으나 그늘로 걸으면 시원해서 산책하기 좋은 날씨였다.

요즘들어 몸이 불어난 코난군보다 오히려 가벼운 둘리양이 지치지 않고 깡총깡총 잘 걸어다니고  산책을 즐겼다.

코난군의 간식을 조금씩 줄이고 식사의 종류도 탄수화물 보다는 야채를 많이 먹게 하기로 남편과  의논을 모았다.

태어날 때부터 무척 입이 짧아서 뭐라도 먹기만 하면 기특하다는 생각으로 좋아하는 과자나 초코렛 아이스크림 등을 제한하지 않고 먹였는데 그에 비하면 코난군이 폭식하지 않고 스스로 먹는 양을 조절해서 비만 체형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래 걷거나 뛰어야 할 때 둘리양보다 먼저 지치는 것을 보니 몸을 조금 가볍게 만들어 주어야 할 것 같다.

마침 요즘들어 입이 짧고 음식을 가리던 습성도 조금 개선된 듯하니, 식사 준비에 각별히 신경을 쓰겠노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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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양은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알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에는 너무 어려서 크리스마스 풍습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고, 작년 크리스마스를 디즈니 크루즈에서 지내면서 즐거운 기억이 생겨서 그런 것 같다.

지난 겨울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난 뒤에도 지금까지 매일 밤마다 자장가 삼아 크리스마스 노래를  들으며 잠이 들고,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도 크리스마스 주제가 담긴 책을 빌려오곤 했다.

그런 둘리양에게 한여름에도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이 가게는 최고의 관광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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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내내 크리스마스 물건을 파는 이 가게는 꽤나 오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듯 했다.

가게 바로 건너편에 노트르담 성당이 있으니 신자들이 기념품을 사가는 일이 많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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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와보았던 샤또 프롱트낙 호텔을 또 방문했다.

드라마 도깨비 에서 주인공인 공유가 이 호텔 소유주라는 설정이 있었고, 남녀 주인공이 여기 올드타운 퀘벡에서 데이트를 하는 장면이 자주 나와서 한국인에게 퀘벡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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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년이 된 호텔이지만 현재도 숙박객을 받고 영업을 하고 있다.

호텔 예약을 할 때 알아보니 비수기에도 하룻밤 묵는데 2-300 달러씩이나 지불해야 하고, 또 건물이 오래 되어서 냉난방이 완벽하지 못하다거나, 주차가 불편하다는 평이 있어서, 한창 성수기인 이번 여름에는 숙박료가 얼마인지 찾아보지도 않고 넘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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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코난군 덕분에 점심 무렵에 올드타운 관광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관광 버스가 수시로 와서 관광객들을 풀어놓는데, 시누이들의 말에 의하면 다음 일정에 쫓겨서 느긋하게 구경하기가 불가능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직접 차를 몰고 오니 여행 일정을 우리 형편에 맞게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강철 체력인 남편이 운전을 많이 해서 가능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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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숑 당그 라는 이름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꼬숑은 돼지 라는 뜻이고 당그는 미친, 그러니까 미친 돼지 식당 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어린이 메뉴에 나오는 음료는 이렇게 예쁜 유리병에 담아 주었는데, 미국의 식당과는 달리 음료 리필이 안된다고 했다.

마침 코난군 식사 조절도 시작하기로 해서 잘 되었다 싶었다.

식사를 할 때 물이면 충분하지 달콤한 음료수를 무한 리필해서 들이키면 소화에도 지장이 있고 칼로리를 과다 섭취하게 되니, 아예 리필이 안되게 하는 것이 국민건강에 더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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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숑 당그 식당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 요리가 나오는 집이었는데 메뉴 자체는 스테이크나 샌드위치 샐러드 등으로 미국의 식당 메뉴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다.

차이가 있다면 모든 메뉴에 숩이 따라 나왔는데, 고구마와 당근을 갈아서 만든 숩이 매우 부드럽고 맛있었다.

지난 겨울 디즈니 크루즈에서 프랑스 요리를 먹었던 날에 맛보았던 것과 비슷한 맛이었다.

내가 주문한 훈제 연어 샐러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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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의 생김새는 국적을 불문하고 비슷하지만, 여기서 먹었던 샐러드는 정말 맛있었다.

미국에서 사먹거나 집에서 해먹는 샐러드는 여러 가지 풀을 섞어서 원하는 드레싱을 끼얹어서 먹으면 여러 가지 풀맛이 나고, 드레싱 맛은 따로 노는 그런 느낌이다.

맛으로 먹기 보다는 건강을 위해서 씹어 삼키는 음식이다.

그런데 이 식당의 샐러드는 여러 가지 야채가 하나의 맛으로 모아지고 드레싱은 어떤 것을 원하느냐고 묻지도 않고 주방장이 주는 대로 먹었는데도 드레싱이 야채의 맛과 잘 어울려서 입안에서 따로 느껴지지 않았다.

올리브처럼 생긴 (그러나 씨가 없는 것으로 보아 올리브는 아닌 듯) 초록색 열매는 가지 부분은 질겨서 발라내고 먹었는데, 훈제 연어와 맛이 잘 어울렸다.

남편이 먹었던 스테이크의 맛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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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파스타를 먹었는데 어린이 메뉴에는 디저트도 따라 나왔다.

코난군은 쿠키를 고르고 둘리양은 초코렛을 선택했는데 쿠키가 돼지 모양이다.

미친 돼지 식당 주방에서 직접 구웠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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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렛도 맛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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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안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로 급검색을 해보니 우리가 차를 세워둔 곳 바로 건너편에 박물관이 있는데 퀘벡에서 꼭 가봐야할 곳 열 군데 중에 하나로 선정된 곳이었다.

지친 코난군이 많이 걷지 않아도 되고, 실내에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올테니, 어디 멀리 갈  필요없이 여기를 구경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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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내 전화기 배터리가 다 되어서 박물관에서는 이 두 장의 사진밖에 못찍었다.

남편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기회가 되면 다음에 올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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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근처 호텔에서 2박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오던 날 아침의 모습이다.

사우나가 딸린 수영장이 있어서 아이들도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남편도 지친 몸을 쉬게 하기 좋았고, 아침 식사를 제공해서 좋았고, 또 호텔 바로 옆에 상가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필요한 것을 사러가기에 편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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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는 선물로 캐나다 150주년 기념 셔츠 한 벌을 구입했다.

오타와에서는 자수를 놓아서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이 19달러였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사고, 퀘벡에 오니 이렇게 물감으로 찍어낸 것이 비싼 가게에서는 21달러, 내가 산 곳은 15달러를 받고 팔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자수를 놓은 셔츠는 빨래를 하면 변형이 될 것 같아서 이런 보급형 디자인이  나에게는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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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들어와서 뉴저지 에디슨 이라는 도시에서 하룻밤을 잤는데, 거기에도 수영장이 있어서  아이들이 수영을 하고 놀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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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텔은 관광지에 있는 것이 아니다보니 우리가 묵었던 목요일 밤에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서 수영장은 우리 아이들의 독차지가 되었다.

피곤한 아빠는 객실에서 낮잠을 자게 하고 아이들은 물놀이를 시키니 안성마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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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호텔마다 수영장에서 놀았던 아이들의 모습이다.

 

 

큰 화면은 여기에서

 

 

2017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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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근

나에게 주는 선물이 조금 소박한걸요!  한국에 있을때는 단체티 같은 것을 거의 입지 않았는데 (왠지 모르게 촌스러운 느낌) 미국에 오니 모두들 자기가 속한 지역이나 단체, 가봣던 행사 티셔츠를 많이 입고 다니죠. 티셔츠로 대화가 시작되기도 하고… 저도요즘은 디트로이트 티셔츠를 많이 입고 다닌답니다. 하하. 

소년공원

한국에 다녀오셨군요?!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몬트리올, 오타와, 퀘벡은 꼭 한 번 구경가보세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구경할 것도 많고 운전해서 다녀오기에 너무 멀지도 않아서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