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애틀 센터는 씨애틀 관광의 핵심을 한군데 모아둔 곳이라 할 수 있다.
모노레일을 타면 도심의 고층빌딩 사이를 누비며 5분간 달리다가 씨애틀 센터에 도착하게 되는데,모노레일 안에서 도시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가 있다.
1962년에 스페이스 니들 이라 이름 붙은 이 타워가 건설되면서 이 근방을 관광지구로 개발했는데, 전망타워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 박물관도 있고 야외 분수대며 놀이터 같은 시설도 아주 잘 꾸며놓았다.
전망대는 오후 6시 이후로 예약을 하면 입장료가 할인이 된다길래, 입장권을 예약해두고 그 앞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놀게 했다.
여러 가지 놀이기구가 많이 있었는데 푹신한 인조잔디를 깔아두어 아이들이 넘어져도 충격이 덜하도록 배려한 것은 물론이고, 놀이기구를 디자인 할 때부터 어린이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알 수 있었다.
빙글빙글 돌리며 타고 노는 이 기구는 휠체어를 탄 어린이도 즐길 수 있도록 손잡이를 위로 들어올리고 휠체어 바퀴를 고정시킬 수 있는 장치가 되어있었다.
돌아가는 틈 사이로 아이들 운동화 끈이나 머리카락이 끼면 크게 다치게 될터인데, 그정도의 틈도 생기지 않도록 잘 설계하고 설치해두어서 아주 좋았다.
꽤 높은 곳으로 그물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구불구불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이 놀이시설은 코난군은 처음부터 즐겼으나 조심성 많은 둘리양은 오빠가 타는 것을 지며보기만 했다.
한참을 지켜보다가 그 옆에 어린 아이들 버전으로 만든 작은 미끄럼틀을 먼저 도전했다.
조심조심 천천히 발을 딛으며 올라가서 아주 낮고 경사도 별로 없는 미끄럼틀을 내려오는 것일 뿐인데도 처음 도전에 성공한 기쁨이 표정에 다 보인다 🙂
그러더니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 아이들이 이 놀이터를 너무 좋아해서 박물관을 관람한 후에도 다시 와서 놀고, 전망대에 올라갔다 와서도 또 놀고, 심지어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다시 한 번 들러서 놀았다 – 다른 아이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많이 지켜본 후에는 마침내 도전하기로 했다.
다 올라가면 10여미터 쯤 될까? 하는 높이였다.
다 올라가서 그물로 된 흔들다리를 지나야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수 있다.
이 미끄럼틀이 그리도 재미가 좋았는지 두 아이들은 이 날 밤이 늦도록 놀이터를 떠나려 하지 않아서, 결국은 식당이 모두 문닫고 도시가 다 문을 닫을 시간이 되어서야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늦은 밤까지 영업하던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게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저녁을 굶을 뻔 했다.
휴가 여행을 와서 온갖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에서 고작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어야 하는 것이 실망스러웠으나, 아이들이 그만큼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았으리라 생각하며 위안했다.
놀이터 마당에 그려진 미로처럼 보이는 길을 따라 걸으면 꽤나 긴 산책로가 되었다.
여행을 와서 따로 운동할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진 나도 여기서 두어바퀴 걸으면서 매일의 운동 목표를 채울 수 있었다.
놀이터 옆에는 대중문화 박물관이 있었는데 건물의 외관부터가 심상찮게 재미있어 보였다.
프랭크 게리 라는 예술가가 21,000개의 알루미늄과 스틸 판을 이용해서 만든 외벽은 태양빛을 다르게 흡수 반사해서 이렇게 각기 다른 색으로 보인다.
박물관 광장에 설치된 미술품도 재기발랄했다.
우리가 갔을 때는 마블 코믹스의 수퍼히어로 특별전시가 있었는데 평소에 아빠와 함께 수퍼히어로 영화를 즐겨 보는 코난군을 위해 입장권을 구입했다.
마블 수퍼히어로와 다른 내부 사진은 다음 글에 올리기로 한다.
씨애틀 센터 주변을 돌아보며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아주 즐거운 표정의 아이들
2018년 7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