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맑음
지금은 수요일 오후 강의 시간이다.
학생들은 중간 시험을 치루는 중이고 나는 시험 감독을 하면서 블로그를 쓰고 있다.
교수가 되어서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것 ㅎㅎㅎ
더이상 시험에 대한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반면에, 학생들은 시험이나 과제를 제출하는 것으로 그 모든 긴장이 끝나고 휴식이나 방학을 시작할 수 있지만, 교수는 그 때 부터 지루한 채점을 해야 하는 안좋은 점도 있다.
어쩐 일인지 교수로서의 모든 업무 중에서 채점이 가장 지루하게 느껴진다.
며칠 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신 한명숙 선생님과 논문 게재를 의논하기 위해서 화상 통화로 회의를 했다.
공동 저자인 박혜진 선생은 내 연구실에 와서 함께 참석했다.
아무래도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 보다도 직접 얼굴을 보며 컴퓨터를 동시에 켜놓고 함께 문서를 수정하니 일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을 물론이거니와,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운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위의 사진은 한명숙 선생님 편에서 찍은 사진을 전송받은 것이고, 아래는 우리 편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렇게 세상이 편리해지니 참 좋다.
그 다음 소식은 장세경 선생에 관한 일이다.
지난 주에 두 번째 수술을 무사히 받고 한국에서 오신 부모님과 잘 지내고 있다.
어머님이 먼저 오시고 몇 주 후에 아버님도 막내딸의 두 번째 수술이 걱정되어 방문을 하셨는데, 아마도 그 때 장세경 선생이 부탁을 했는지 고마운 분들에게 주시려고 한국에서 선물을 챙겨오셨다.
한국 백화점에서 사오셨다는 스카프는 아주 부드럽고 가볍지만 겹겹이 두르니 매우 따뜻하다.
요 며칠 사이에 우리 동네는 기온이 뚝 떨어져서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되었는데, 자켓을 입자니 답답하고 안입자니 추울 것 같은 이 때에 스카프를 두르니 따뜻하면서도 잘 차려입은 느낌이 나서 출근할 때 걸치니 안성마춤이다.
이번 장세경 선생 수술과 입퇴원에는 이은영 선생이 누구보다도 큰 도움이 되었는데, 간호학과 교수라서 각종 의학 용어를 잘 아는데다, 마침 수술하는 병원이 이은영 선생이 실습지도를 하는 곳이라서 병원의 시설이나 체계 등을 잘 알고 있어서 장세경 선생과 그 부모님에게 큰 의지가 되었다.
나는 아이들이 딸린 몸이라 병원에 찾아가거나 하는 일은 하지 못했지만, 내 나름대로 장세경 선생에게 격려와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오늘 오전에 교생실습 지도와 오후에 수강신청 상담 등으로 바쁜 와중에 짬을 내어, 수술 이후 아직 운전금지 기간인 장세경 선생을 학교로 데려오고 집으로 데려다주는 일을 했다.
장세경 선생의 아파트가 내 연구실과 가까워서 언제라도 쉽게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거리라서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이어질 항암치료 기간 동안에도 내 형편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열심히 도우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