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 대가족 여행의 막바지에 이르를 즈음에는 심신이 지쳐서 사진을 찍을 기운마저 딸렸다.
시누이와 시동생이 각자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는 것을 보니 내가 따로 열심히 찍지 않아도 되겠다는 게으른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오대호 중에서 이리 호수로부터 온타리오 호수로 흘러가는 물이 두 호수의 높이 차이로 인해 생겨난 나이아가라 폭포는 이미 여러번 보는 풍경이지만 매번 볼 때 마다 웅장하고 마음까지 시원하게씻겨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폭포 자체는 미국 영토에 더 많이 위치하고 있지만, 그래서 캐나다 영토에서 바라보아야 그 풍경을 정면에서 잘 감상할 수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약 5만년 전에 빙하기에 얼었던 얼음이 밀려나면서 절벽과 호수가 생겨서 생성되었고 1647년 프랑스 선교사가 발견하고 1800년대 이후 관광 상업 용도로 개발되어 사람들이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800미터 높이에서 1초당 2,271,000리터, 한 시간 당 208억 리터의 물이 흐르니, 이를 활용해서 수력발전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관광객에게 부탁해서 우리 일행 모두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 관광객은 나름대로 폭포와 우리 가족이 한 프레임 안에 들어가도록 노력했던 것 같은데…
폭포가 너무 크다보니 결국 말굽 폭포는 오른쪽에 짤리고 말았다.
위 사진에서 왼쪽에 보이는 것이 미국 폭포이고 오른쪽에 잘 안보이는 것은 말굽폭포 라고 이름 붙인 캐나다쪽 폭포이다.
말굽폭포는 너무나 장대해서 하루종일 물안개가 피어올라 멀리서는 폭포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배를 타고 폭포 가까이 가서 구경을 하는 것이다.
유람선 이용료에 우비값도 포함되어 있는 듯, 어른이 입을 싸이즈와 아이들 싸이즈로 구분된 우비를 나누어 주었다.
예전에 한여름에 와서 이 유람선을 탈 때는 관광객이 붐벼서 키작은 아이들은 폭포를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한산해서 모두가 폭포 구경을 잘 할 수 있었다.
아래 사진에서 시누이 왼편에 보이는 끊어진 교각 같은 것은 미국 영토에서 폭포를 볼 수 있도록 지은 전망대이다.
자기집 베란다 풍경은 건너편 집 베란다에서 잘보이는 것처럼, 미국 땅에서 흐르는 폭포는 미국 땅에서 감상하기 어려우니 이런 이상한 모습의 전망대를 지어서 아쉬운대로 구경하게 한 것이다.
예전에 국경을 넘을 서류 준비를 하지 못하고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을 한 적이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유학생 신분이라서 미국 영토 바깥으로 나가려면 싸인을 받아야 하는 I-20 서류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고 (원래 예정에 없던 여행이라 그랬다), 또 한 번은 영주권 수속 중이어서 미국 영토를 벗어날 수 없는 기간 중이었다.
그래서 미국 영주권을 받자마자 휴가여행을 캐나다로 건너와서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을 하며 한풀이를 했던 적이 있다 🙂
폭포 구경을 마치고 기념품으로 머그 잔을 두 개 샀는데, 세일이라서 한 개당 6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이 좋았고, 잔의 안쪽이 검정색이라 커피 얼룩이 보이지 않아서 좋다.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을 끝으로 우리의 여행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점심 식사를 한국음식 레스토랑에서 사먹기로 하고 중간 지점 쯤인 피츠버그의 한국음식점을 검색했다.
피츠버그 대학교 앞에 위치한 오이시 벤토 라는 곳이 가격은 저렴하고 맛은 좋다는 리뷰를 읽고 그곳으로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고속도로에서 깊숙히 안쪽으로 들어가는 곳인데다 대도시 교통량이 많아서 시간을 많이 소비해야 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한국 음식을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먹으니 기운이 났다.
피츠버그 시내를 차를 타고 구경하면서 비가 내려 더욱 분위기 있는 풍경 사진을 찍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은 아직 방학전이라 등교를 하고,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은 비행기 연착으로 인한 공항 노숙 등의 황당하고 잊지 못할 경험을 듬뿍 누리면서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이로서 올해 우리 가족의 여름 휴가 여행은 방학이 되기도 전에 모두 마쳤다 🙂
2019년 6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