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한 이후로 하루에 열 번 꼴로 “심심해~~~(I’m bored!)” 소리를 둘리양으로부터 듣고 있다.
여기서 심심하다는 것은, 읽을 책이 없다거나, 시청할 유튜브나 넷플릭스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엄마가 (아빠나 오빠도 해당없음) 자기와 함께 둘이서 무언가 재미난 일을 (그러나 그 재미가 있고없고는 둘리양이 판단함) 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끔은 심심하다고 할 때 친구를 불러서 함께 놀게 하는 것으로 내 탈출구가 마련되기는 하지만, 둘리양과 친한 아이들은 대부분 방학 돌봄교실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니고 있기 때문에 평일 낮에 부를 수가 없다.
게다가 가장 친한 친구인 주주는 프랑스 프로방스에 사는 이모집에 한 달간 다니러 가있고, 가까운 이웃인 니알라도 일주일간 몬트리올 여행을 가고 없다.
그러다보니 둘리양과 부엌에서 무얼 만드는 일이 그 심심함을 타파하는 일로 자주 활용된다.
더군다나 맛있게 구운 빵이나 쿠키는 둘리양의 아빠와 오빠까지 만족시킬 수 있어서 아주 좋다.
두 번째 구운 바케트 빵의 모양이 아주 먹음직스럽다 🙂
재료
화씨 110도의 따뜻한 물 2 컵 (전기 주전자에 물 한 컵을 팔팔 끓여서 차가운 물 한 컵과 섞으면 적정 온도가 된다)
이스트 1 큰술
설탕 2와 1/2 작은술
밀가루 5-6 컵
소금 2와 1/2 작은술
올리브오일 1 작은술
만드는 법
1. 작은 대접에 따뜻한 물과 설탕, 이스트를 넣어 섞고 5분간 또는 거품이 생기기 시작할 때 까지 기다린다.
2. 반죽기에 밀가루 두 컵을 먼저 넣고 1을 넣고 섞는다. 나머지 밀가루를 조금씩 추가해서 반죽이 완성되면 올리브오일을 표면에 발라서 15분간 둔다.
3. 반죽을 2 혹은 3등분한다. 밀대로 밀어서 길게 만들어 돌돌 말아준다. 빵의 끝쪽과 반죽이 끝나는 가장자리를 손으로 잘 집어서 봉한다. 30-45분간 둔다.
4. 반죽이 잘 부풀어 오르면 윗부분에 칼집을 서너번 내어주고 계란흰자를 바른다.
5. 오븐은 화씨 400도로 예열해두었다가 반죽을 넣고 17-20분간 굽는다.
오늘 도전한 것은 닐라 쿠키였다.
닐라 쿠키는 나비스코에서 생산하는 쿠키인데, 코난군이 먹고싶다며 사달라는 것을, 인터넷을 찾아보니 집에서 만들 수 있는 레서피가 있었다.
필요한 재료로는:
녹인 버터 1/2 컵
설탕 1 컵
계란 1 개
바닐라 농축액 1 큰술
밀가루 1과 1/3 컵
베이킹 파우더 3/4 작은술
소금 1/4 작은술
컴퓨터 사용을 능숙하게 하는 둘리양이 직접 자기 컴퓨터로 검색해서 찾은 조리법을 프린터로 출력했다.
버터와 설탕을 먼저 잘 섞는다.
계란을 넣고 더 섞는다.
둘리양의 “심심함”을 타파하는 것이 쿠키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므로, 가능하면 모든 조리 과정을 직접 하도록 했다.
이미 몇차례 시행착오를 겪은 적이 있어서 이제는 조심스럽게 조리 도구를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계량컵과 계량스푼을 사용할 때는 약간의 수계산도 필요하고 분수의 개념을 이해는 못해도 활용을 해야 하니, 둘리양의 두뇌가 심심하지 않게 된다 🙂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계량 스푼으로 재료를 넣을 때 윗부분을 깎아서 정량을 준수하기도 한다.
나머지 모든 재료를 넣고 반죽기를 돌리면 이런 형상으로 쿠키 반죽이 완성된다.
티스푼으로 반죽을 떠서 1인치 간격을 두고 놓는다.
격자모양이 그려진 페이퍼를 깔아주고 계량 스푼을 사용하게 하니 어린 둘리양이라도 어렵지 않게 반죽을 놓을 수 있다.
화씨 350도 (섭씨 175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2-15분간 굽는다.
오븐에서 꺼낸 쿠키를 잠시 식힌다.
모양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만 못하지만 맛은 더 좋다.
위의 분량의 재료로 쿠키가 60여 개 만들어졌다.
코딩 수업을 위해 놀러온 코난군의 친구 조나스, 코난군, 코난 아범, 그리고 둘리양 모두가 맛있게 잘 먹었다.
4-5달러 주고 사다 먹어도 되지만, 집에 있는 재료를 써서 재미있게 놀고 온가족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만드니, 시간은 많고 심심한 방학에 아주 좋은 활동이었다.
2019년 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