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디너의 드레스 코드는 세미 포멀 이었다.
포멀에 비하면 조금은 편안한 복장이지만 포멀은 포멀이니 약간은 차려입기로 했다.
코난군과 남편은 단추가 달린 셔츠를 입는 정도에 그쳤지만…
둘리양과 나는 예쁜 모습으로 사진에 찍히겠다는 욕심으로 한껏 차려 입었다 🙂
둘리양의 이 드레스도 중고 옷가게에서 6달러인가? 주고 산 것인데 무척 화려하다.
아이들은 금새 자라기 때문에 같은 옷을 두 해 이상 입기가 어렵다.
그러니 중고 가게에 나온 아이들 옷은, 특히나 이런 드레스는 매일 입는 옷이 아니니, 중고라 해도 무척 깨끗한 것이 많다.
사실, 우리 둘리양도 이 드레스를 크루즈 여행을 가느라 사입었지 평소에 학교에 갈 때 입기에는 너무 치렁치렁하다.
거의 일회용에 가까운 드레스를 새 것으로 제 값 다 주고 사는 것은 다소 낭비이지만, 중고 가게에서 몇 천원만 주고 산 것이니 일회용으로 입어도 아깝지 않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서 온가족이 산타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배 안의 전문 사진사가 찍어준 사진이라서 테두리 장식이 예쁘게 되어있다.
둘리양은 피쉬 익스텐더 선물로 받은 머리핀을 가리기 싫다며 산타 모자 쓰기를 거부했다.
식사를 하고 있으면 사진사가 각 테이블을 돌면서 사진을 찍어준다.
독사진도 찍어주고…
가족사진도 찍어주고…
아이들만 찍어주기도 하고…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
그렇게 여러 가지 조합으로 사진을 마구마구 찍어준다.
이 날도 식사를 마치자마자 코난군은 화장실이 급하다며 먼저 방으로 돌아갔다.
이 녀석은 날 닮아서,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공 화장실에서는 큰 볼일을 보려 하지 않는다.
남편도 먼저 방으로 돌아가고, 둘리양과 나만 사진을 더 찍기로 했다.
아래 사진은 크루즈 로비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이다.
2020년 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