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공사 현황을 사진을 찍어두었고 여행을 다녀온 다음날 공사장을 다시 방문했다.
무려 열흘만의 방문이니 그 사이에 공사가 많이 진행되었으리라 기대하고 갔는데,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이럴수가!!
아무리 크리스마스와 연말이었다지만 공사를 하나도 하지 않았단 말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그러면 그렇지… ㅎㅎㅎ
많은 진척이 있었다 🙂
상하수도 관의 설치가 완성되어 있었다.
보기에는 그저 파이프 몇 개가 연결되어 있을 뿐이지만, 시에서 나오는 상수관과 하수관을 이렇게연결하는 공사는 난이도가 높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수도관 위에는 자갈을 부어놓고, 아무것도 없는 현관아래나 차고 바닥 아랫부분은 흙으로 채워놓았다.
콘크리트 기초벽 위에는 아마도 나무 프레임을 설치 고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철근이 솟아나와 있었다.
지하실 벽에는 창문도 설치가 되었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지난 연말에 찍은 사진과 많이 달라 보이지 않는다 🙂
아직 아이들 방학이 끝나기 전이라서 둘리양은 주주와 함께 놀았던 날이 많은데 하루는 여기에 데리고 와서 우리의 새 집이 될 곳을 보여주었다.
우리집 바로 앞에 있는 산책로를 따라 9분만 가면 네가 다니게 될 중학교가 있으니, 중학생이 되면 이 길을 따라 매일 우리집에 놀러 와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로부터 또 얼마 후에는 이런 장면도 보았다.
무슨 작업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옆집이 될 52번 땅의 모습으로 미루어 나무 프레임을 설치할 예비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건축자재를 많이 가져다 두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로서는 가장 가까운 빈 터인 D군의 집이 들어설 공터에 이렇게나 많은 나무 프레임을 쌓아두었다.
53번 땅에 쓸 자재라고 써붙여둔 것이 보인다.
나무 프레임은 이미 필요한 형태로 제작이 다 된 것으로, 기초 준비가 끝난 자리에 가져다가 설치만 하면 되는 것 같아 보인다.
아마도 며칠 내로 공사현장의 모습이 확연히 달라져 있을 것 같다.
나무 프레임을 세워놓으면 벌써 집의 형태가 보일테니 말이다.
요즘 남편은 집안의 페인트칠을 마무리 하고, 외벽의 딱따구리 구멍을 수리하느라 한창 바쁘다.
우리 가족이 열흘 가량 집을 비운 사이에 딱따구리가 마음껏 외벽에 구멍을 뚫어 놓았다.
또한, 부동산 중개업자를 집으로 불러서 돌아보게 하고 대략 매매가가 어느 정도일지 예상을 받아보기도 했다.
그렇게 남편은 현재 집을 팔기 위한 노력을 하는 동안, 나는 새집의 정원을 상상해 보았다.
집을 계약할 때 받은 도면을 스캔해서 색칠을 해보았다 🙂
토지의 넓이는 0.3 에이커로 400여평이라서 현재 살고 있는 집과 비슷한 크기이다.
하지만 집이 차지하는 면적이 더 넓어서 상대적으로 정원은 지금보다 작을 것 같다.
위의 색칠한 그림에서 부채꼴 땅 한가운데 집이 들어서고, 왼쪽의 회색은 차고로 이어지는 드라이브웨이 이다.
드라이브웨이에서 현관문 까지 작은 도보가 설치되고 그 아래로는 약간 경사진 땅을 따라서 낮은 식물을 심어준다고 한다.
그 밖의 나머지 부분은 모두 잔디가 깔릴 예정이다.
기본적인 조경을 해주기 때문에 집주인이 따로 해야 하는 일은 없지만, 나는 밋밋한 차고벽을 어떻게 꾸미면 좋을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보통은 차고문이 집의 정면으로 나있어서 따로 장식을 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집은 차 세 대를 주차하는 큰 차고를 지을 예정이라서 드라이브웨이가 집 옆으로 나게 되고, 차고문도 옆으로 열리게된다.
그래서 집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현관문 옆의 차고벽이 무척 밋밋해 보일 것 같았다.
다른 집들은 이런 경우에 차고벽에 창문을 내었는데, 남편과 나는 차고에 창문을 내는 것이 비용을 추가하기도 할 뿐 아니라 보안상으로도 덜 안전할 것 같아서 창문을 내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서 벽에 달 장식물을 찾아 보기도 하고, 식물을 심을 궁리를 해보기도 했다.
마침내 결론은 차고벽에는 트렐리스 라고 하는 식물 지지대를 놓고 덩굴잡미를 심기로 했다.
원래는 나팔꽃을 생각했는데, 나팔꽃은 한해살이 식물이라서 매년 새로 심어야 하니 귀찮아서 안되겠다 🙂
장미는 원래는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지만, 덩굴장미 종류 중에는 북쪽으로 향한 빛이 덜드는 곳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이 있었다.
이왕에 장미로 가닥을 잡았으니, 해가 잘 드는 뒷마당에도 장미를 심어서 이런 아치를 세워볼까 싶다.
새로 이사가는 집 마당에는 뿌리가 널리 퍼지는 큰 나무는 절대로 심지 않기로 했다 🙂
아이들도 다 커서 마당에 나가서 놀 일도 별로 없을 것 같으니 정원에 별다른 시설이나 장식은 하지 말고, 장미 아치 하나를 마당 끝자락에 세워두면 집안에서 내다보기에 예쁠 것 같다.
남편은, 잔디가 깔린 면적이 얼마 안되보여서 잔디깍기가 엄청 수월하겠다며 좋아하고 있다.
2020년 1월 10일
다른 집들의 조경을 살펴보니, 우리집 앞의 경사진 부분도 잔디를 심을 것 같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아서 잔디를 심는다해도 잔디깎기가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앞마당과 뒷마당 사이에 꽤 경사가 큰데, 새로 이사가는 집은 거기에 비하면 평지에 가까울 정도로 얕은 경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