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들러본 새집 공사장에서는 둘리양의 방이 지붕을 이고 잘 세워지고 있었다.
새 집이 지어지는 동안에 헌집을 팔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마침내 부동산 시장에 우리집이 공식적으로 나왔다.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가 몇 개 되는데 거기에 따끈따끈하게 새로 나온 우리집이 보인다.
https://www.zillow.com/homes/24060_rb/
https://www.realtor.com/realestateandhomes-search/Blacksburg_VA
등의 싸이트로 가면 우리집이 보인다.
우리집을 팔기로 한 낸시의 사진과 연락처가 보이고, 집의 가격과 크기 등의 정보가 나오고…
아래로 내려가면 낸시가 작성한 우리집 선전문구가 나온다.
수퍼 나이스 홈이 나왔어요!
하고 시작해서, 우리집이 얼마나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지, 얼마나 최신식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는지, 등등을 잘 써두었다.
물론, 여기에 적힌 것 말고도 여러 가지 장점이 더 있지만 글자수 제한이 있어서 다 쓰지 못했다고 한다.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직접 보면 되니까 괜찮다.
낸시가 데리고온 사진사가 찍은 사진은 대략 90여장이 조금 안되는데, 그 중에서 몇 개만 골라보았다.
이 다음에 옛날 우리집이 그리우면 이 사진을 들여다보겠지…
현관문 앞에는 신발을 신고 벗을 때 사용할 벤치와 벗은 신발을 두는 곳이 있다.
실내에서도 신을 신고 다니는 풍습이 있는 나라에서 이런 공간을 마련한 것은 우리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
현관들 들어서면 왼쪽으로 보이는 리빙룸은 당구대가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넓다.
그 뒤에는 나무를 때는 벽난로가 있다.
리빙룸에서 방향을 틀면 다이닝룸이 있다.
다이닝룸은 키친으로 이어진다.
키친은 또다시 패밀리룸과 통하고 있어서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우리 가족이 주로 함께 모이는 공간이 부엌은 평소에 아이들 학교 과제물이라든지, 우편물, 학용품, 외투, 도시락 가방 등이 잔뜩 놓여있지만, 이 날 사진 촬영을 위해서 이렇게 말끔히 치우느라 무척 힘들었다 ㅎㅎㅎ
남쪽으로 넓게 뚫린 창이 부엌을 더 넓게 보이게 하고, 뒷마당의 트리하우스와 플레이하우스가 내려다 보인다.
우리가 이 집을 처음 구입하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이 창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패밀리룸 쪽에서 본 키친이다.
수많은 주방가전과 그릇과 컵, 등등을 싹 치우니 남의집 같아 보인다 🙂
패밀리룸의 지붕은 집의 본체와 차고가 이어지는 부분이어서 천정이 더 높다.
차고에서 집안으로 들어서면 이런 모습이다.
패밀리룸 뒤로 키친이 있고, 키친의 뒷쪽으로는 다이닝룸과 리빙룸이 위치하고 있다.
패밀리룸의 한쪽 벽은 남편이 손수 칠해서 만든 자석칠판이 있고, 그 뒤로는 현관문과 화장실이 있다.
위층에 있는 안방
둘리양의 방
코난군의 방
남편과 코난군이 주로 사용하는 공부방이 있다.
(이 방이 이런 모습으로 치워지는 날이 오다니!!! ㅋㅋㅋ)
뒷마당에서 바라보면 지붕에 태양광 발전판이 설치된 것이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이 뛰어놀던 트리하우스와 플레이하우스가 있는 넓은 뒷마당…
낸시가 말하기를, 트리하우스와 플레이하우스는 따로 팔아야겠단다 🙂
이것도 “집” 이니까 그렇다는 농담이다 ㅎㅎㅎ
15년 동안 살던 정든 집이지만, 헤어져야 할 때에는 과감하게 헤어져야 하는 법이다.
우리만큼 좋은 주인을 만나서 계속해서 좋은 집으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참고로, 지금부터 집을 파는 계약이 성사될 때 까지 아침부터 오후 3시 까지는 언제라도 중개인과 고객이 집을 보러 올 수 있도록 집을 깨끗하게 치워놓고 비워두어야 한다.
오늘 나는 오후에만 일이 있어서 평소라면 집에 머물러 있었겠지만, 집을 비워주느라 동네 커피숍에나와서 이 글을 쓰고 있다 🙂
집이 얼른 팔려야 커피값도 아끼고, 생활도 좀 편해지겠는데…
(아침마다 침대 이불 정리와 화장실 부엌을 정리하느라 제법 성가시다 🙂
2020년 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