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11월 15일에 집 안팎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다.
아직 크리스마스 까지는 한 달도 더 남았지만 매일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매일 새로운 재밋거리를추구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의 재미있는 활동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이 뽑혔다 🙂
이웃집들도 비슷한 마음인지 하나둘씩 화려한 장식을 뽐내는 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페이스북 동네주민 그룹에서는 예쁜 장식 콘테스트를 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코난군의 바이올린 선생님인 브리짓은 작년에 그 화려한 장식을 구경했던 바 있는데, 올해에는 더욱 화려한 장식을 해두었다고 코난군이 전해주었다.
그런 대단한 집들과 콘테스트를 한다는 것은 승산이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동네 분위기와 비슷하게 발맞추고 싶은 마음은 있다.
코바늘 뜨개질로 만든 리스를 문에 걸어두고, 갈랜드는 문 윗쪽에 걸었다.
현관문 양쪽의 창문은 각기 남편의 서재와 손님용 화장실앞 복도를 향하고 있는데, 반짝이 전구가 켜지는 장식을 걸어두고 커튼을 닫아두니 밖에서 볼 때 예뻐보인다.
현관문 안으로 들어오면 문 위의 갈랜드가 보이고 반짝이 장식은 커튼 안에 숨어있다.
현관문을 등지고 서면 정면으로 보이는 모닝룸에 집중적으로 장식을 했다.
집이 새 집이라 그런지, 전에 살던 집에서 달았던 장식품을 그대로 다시 달았는데도 더욱 근사해 보였다.
저 크리스마스 트리는 꼬마전구가 아랫쪽 절반 밖에 안켜지고, 우리가 산 것도 아닌 누군가로부터 얻은 오래된 것이라서 올해 한 번만 더 쓰고 버리기로 했던 것인데 (올해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에서 큰 트리를 좋은 값에 구입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새 집에 세워놓으니 크기가 조금 작은 점을 빼고는 아주 훌륭해 보인다 🙂
설거지를 하면 왼쪽으로 보이는 이 벽은 내가 뜨개질해서 만든 작품을 종류대로 보여주는 전시관이 되었다.
모닝룸에서 베란다로 나가는 문에는 빨간 별과 은색 별이 빛난다.
모닝룸의 전면 유리창에는 양말과 리스를 달았고…
모닝룸의 나머지 창문에는 리스와 자그마한 소품을 달았다.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오래되고 낡은 장식품은 많이 버렸기 때문에 장식품이 별로 없을거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지하실에서 오래도록 잠자고 있던 장식품이 다 나와서 장식이 더욱 풍부해졌다.
크리스마스 빌리지 라고 부르는 이 작고 예쁜 집 모양 램프는 일일이 손으로 제작하고 칠한 것이라서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창문 안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이 진짜 집안에 불을 켜둔 것 처럼 따사롭게 느껴진다.
이것들은 모두 주교수님네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우리에게 준 것인데, 전에 살던 집은 비좁아서 이런 장식품을 늘어놓을 곳이 마땅치 않았었다.
넓은 집으로 이사를 하고나니 이런 것을 마음껏 펼쳐놓고 장식을 해놓아도 밥을 먹을 식탁이 따로 더 있어서 참 좋다.
아이들이 다 커서 이제 더이상 밤마다 옮겨놓지 않아도 되는 엘프인형들도 장식품 상자 속에서 나왔다.
재미삼아 아이들끼리 엘프를 옮겨다 놓겠다고 한다.
나는 매일밤 아이들이 잠들기를 기다리며 엘프를 옮기지 않아도 되니 무척 행복하다.
새 집으로 이사한 후에 거의 매일 저녁마다 아이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나누고 다음날의 계획을 말하는 티타임을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가지고 있다.
어제는 장식을 모두 마치고 빨간 식탁보를 깐 테이블에서 크리스마스 음악을 틀어놓고 티타임을 가졌다.
2020년 1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