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1
커피 로스팅의 진화

커피 로스팅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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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의 포스팅을 보니 벌써 7년전이다.

그때부터 여지껏 땅콩 볶는 팬에 원두를 부어서 손으로 저어가면서 커피를 볶아왔다. 전기로 자동으로 볶는 기계는 400불에서 700불 정도의 돈을 지불해야 살 수 있었기에 아주 저렴하게 (팬: 25불, 캠핑용 버너: 30불, 버너에서 대형 용량 프로판 가스통에 연결할 수 있는 호스: 10불)에 커피를 볶는 방법으로 시작을 했다. 얼마나 오랜 기간동안 직접 커피를 볶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서 값싸게 시작했는데, 어느덧 7년 동안 커피를 이런 방식으로 볶아왔다. 여태껏 이 방법을 고집한 이유는 기계의 비용이 싸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커피를 볶는데 있어서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자동 기계를 이용하면, 시간과 온도를 미리 설정해 두어야 한다. 그런데, 원두의 종류, 볶을 때 실외의 온도, 바람에 따라 (볶을 때 연기가 아주 많이 나서 실내에 볶다가는 화재 경보기가 울리기 마련이다.) 기계의 온도나 시간을 정해주어야 하는데 싶지 않아 보였다. 그리고 볶는 과정에서 팝콘 튀기듯이 나는 소리는 들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눈으로 색깔이 변해가는 과정을 확인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렇게 볶는 방법이 성가신 일이긴 하지만 (바깥이 너무 덥거나, 추울 경우, 눈이나 비가 올 경우 등을 생각해서 커피가 다 떨어져 갈때면 미리 일기예보를 보고 볶아야 한다) 이 방법을 여지껏 고수왔다. 어떤 사람들에겐 귀찮은 일일 수도 있겠으나, 커피 콩은 볶는 20분 정도 시간에 모든 것을 잊고 볶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좋다.

여전히 몇 백불 짜리 기계를 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조금은 자동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마존에 올라온 이 기계를 샀다가 너무 허접하게 만들었고,사진과는 다른 물건이 와서 반품했다.

몇 년동안 볶은 과정에서 이런 장비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는데, 누군가는 상품화를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허접한 물건이 150불에 팔리는 것을 보니 시중에 구할 수 있는 부품들로 직접 비슷하게 나마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래의 부품들을 모으게 되었다. 우선은 커피 원두를 담을 용기가 (원래 요렇게 생긴 것을, 볶은 후에 생기는 껍질을 털기 위해 하나 갖고 있었는데, 좀 작은 것으로) 필요해서 이베이에서 구매했다.

그 다음엔 이 용기에 막대기를 꽂아서 회전 시킬 수 있는 모터.

그런데 원래의 용도는 통닭을 가스 그릴 위에 구울 수 있도록 만든 악세서리.

근데 닭구이용 모터의 속도가 분당 2,3 회 정도로 느려서 커피 콩이 탈 염려가 있어서, 빠른 속도의 모터를 구입했다. 하지만 속도가 약 분당 30~45 회전하는 모터는 너무 힘이 없어서 결국 힘이 좋은 모터는 구입했다. 원래 모터보다 훨씬 두껍지만, 나사의 위치가 같아서 교체가 가능했다. 450 그램 (1 파운드) 를 굽기에는 좀 무리이긴 하지만, 약 300 그램의 커피 콩은 무리 없이 돌릴 수 있었다.

그리고 캠핑용 버너는 원래 쓰던 것으로.

여기에 쓰이는 캠핑용 프로판 가스는 용랑이 작고 비싸게 먹히므로, 아예 호스를 사서 바베큐용 프로판 가스통에 연결했다.

바베큐 그릴용 프로판 가스.

이러한 조합으로 커피 로스팅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뜨거운 공기가 올라가므로 윗 방향으로로 열 소모가 심해서, 아래에 보다시피 얇은 철판을 위에 갖다 대었다. 열 소모를 줄이고 바람이 심한 날에 바람을 막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었더니 손으로 돌리는 번거러움은 없어 졌지만, 처음에 불 조절을 잘 해야 하고, 여전히 귀로 듣고 눈으로 색깔이 변해가는 과정을 확인하고, 원하는 정도로 볶아졌을 때 불을 끄고 빠르게 식혀야 한다.

볶는 과정에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지만, 잘 볶아진 원두를 내려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다른 어떤 카페의 커피와 비교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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