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 total views,  1 views today

새 중고차를 구입한 후에, 오래된 차의 하자를 수리하면서 마음이 좀 바뀌어서 차를 팔기로 결정했다. 처음엔 허드레로 쓸까 했는데, 차 3대를 주차하는 것도 좀 번거럽고, 나중에 콘크리트를 새로 깔고 나면 (처음에 건설회사에 깐 드라이브 웨이가 금이 가서, 새로 해주기로 되어 있다.) 아이들이 놀게 될 농구 골대도 설치를 해야 하는데, 차 한 대가 아주 번거롭다. 만일에 또 다른 곳이 수리할 곳이 있으면 또 신경을 써야하니, 이참에 정리하기로 했다. 이 집으로 이사를 온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더 더욱 처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집에서 잔디, 정원, 집 수리 등을 신경쓰지 않고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이사를 왔는데, 그 대신 차를 수리하는 시간으로 허비하는 것은 아닌 것이 생각이 들었다. 애들이 대학 가기 전까지 영민와는 6년 정도, 수민이와는 10년 정도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는데, 이 남은 시간 동안에 많은 것을 가르치고 또 같이 배우면서 지내고 싶었다. 지나간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갔는데, 앞으로의 시간은 얼마 더 빨리 지나갈지. 그렇지 않아도 갑자기 들어 닥친 펜데믹으로 인해 학교의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이 많아 져서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 들기도 했는데.

매년 받아야 하는 차의 검사 또한 신경이 쓰였다. 주 정부가 정한 정비소에서는 주 법이 정한 비용으로 저렴하게 (20불) 검사를 해 주는데 (너무 비싸면 검사를 받지 않을 사람들이 있을까 그러는지, 저렴하다.) 정비소의 입장에서는 손해다. 시간에 비해서 버는 돈이 형편 없으니, 정비소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딴지를 걸고 싶을 게다. 그래서 지난 두 번은 불합격 판정을 받고 돌아와서 집이나 다른 저렴한 곳에서 수리한 다음에 다시 합격을 받았다. 이렇게 되면 정비소는 처음 검사 때와 똑같은 시간을 들여서 검사하지만, 나는 1달러만 더 내면 된다. 나로서는 좋은 일이지만, 이 또한 약간의 스트레스. 정비소에서 고운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니, 다음 해 검사 때는 다른 정비소에 갔다. 사실 나도 웬만하면 정비소에서 고치려 했는데, 내가 고치면 25불이면 될 것을 300불을 요구하니 (75불만 달라고 해도 고쳤을 게다) 차마 그럴 수 가 없었다. 또 한번의경우는 정비소에서 배기 부분과 머플러를 통체로 갈아야 한다면서 850불이 든하고 해서, 불합격 받고 다른 곳에 가서 배관을 잘라서 용접하는 비용으로 160불에 해결했다. 이러다 보면 이 동네의 많은 정비소에서 미움을 받을 법하다. 정비소에서는 물론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니 기억을 못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평범한 백인일 경우이고. 이상한 동양인이 고치지도 않고 불합격 받고 돌아가서, 다시 와서 합격 판정을 받는 일은 흔하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심지어 미국인들도 아무 말 없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고치는데…

올해는 다행히도 트집 잡을 곳이 없어서, 무사히 넘어갔다. 검사 필증을 붙이고, 차 안도 청소하고 바깥에 세차도 한 후에 사진을 찍어서 열흘 전에 크레이그 리스트 라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렸다. 새 중고차를 살 때, 트레이드인 가격은 3천불 (이 또한 하자가 없다는 전제하에. 그 땐 하자가 있었으므로 더 똥값), 동네의 중고차 딜러에서는 2천 5백불을 주겠다고 해서, 그냥 직접 팔기로 했다. 가끔씩 딜러가 부르는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좀더 버텨보기로 했다. 집을 팔 때 비슷하게, 많은 사람들이 차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고 사겠다는 사람 한 사람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다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카운터 오퍼를 해서 원하는 가격에 팔았다. 약 4년 동안 몬트리올, 퀘벡, 보스턴, 롱 아일랜드 등 부지런히 8만 마일을 달렸다. 이곳 저곳 수리하며 정이 들었던 차였지만, 홀가분하다. 이 차에 들어가는 여분의 엔진 오일, 필터, 에어 필터 등등의 부품도 같이 넘겨 주니, 차고가 약간 정리가 되기도 했다.

아마 앞으로 약 7,8 년 동안은 엔진 오일, 트렌스미션 오일, 브레이크 오일, 브레이크 패드, 냉각수 교환 정도의 일만 하면 될 것 같아 마음이 가볍다. (쓰고 보기 이것도 상당한 일이라고 말할 사람들이 있겠다. 하지만 이 일들은 익숙한 일이고, 한꺼번에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띄엄 띄엄 해야 할 일이라 부담이 거의 없다.)

이제 앞으로는 새 차를 즐기면서,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리라 다짐해 본다. 아 참, 그럴려면 강의 비디오 녹화, 중간 중간에 퀴즈를 끼어 넣어 학생들이 억지로라도 보게끔 만드는 (악마의) 비디오 편집도 미리 마무리 지어야 하겠지.

Related Posts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