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초밥을 만들 수 있는 양념과 유부를 셋트로 포장해서 파는 것을 구입하면 유부초밥 만들기는 무척 쉽다. 예전에 이런 제품이 판매되기 전에는 유부를 구입해서 간장에 조린 다음에 사용하고, 밥을 양념하는 것도 식초 설탕 소금의 비율을 맞추어야 했지만, 요즘은 명왕성 오아시스 마트에까지도 유부초밥 만들기 셋트가 들어와서 팔리고 있다 🙂
한 봉지를 사용하면 밥 두 공기 정도 분량의 초밥을 만들 수 있어서 우리 가족이 배불리 먹으려면 두 봉지를 쓰고, 보통은 한 봉지로 열 네 개를 만들어서 컵라면이나 다른 음식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 미리 만들어 두어도 맛과 모양에 변화가 없고, 뜨겁게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니어서 식은 상태 그대로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도시락 메뉴로 자주 만들고, 내가 외출하고 없을 때 가족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두는 음식으로도 유용하다.
둘리양도 유부초밥을 좋아하는데 직접 만들어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유부의 꼭지점 끝까지 밥을 채우고, 밥알이 유부 바깥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눌러주어야 하는데, 그와 동시에 유부가 찢어지지 않도록 살살 다루어야 하기도 해서 은근히 만들기가 까다롭다.
오늘 만든 유부초밥을 먹을 때는 풀무원에서 나온 즉석 된장국을 곁들였다. 우리 가족은 원래는 일본제품인 즉석 미소숩을 즐겨 먹었는데 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로는 메이드 인 재팬 이라고 적힌 식자재를 사먹지 않고 있다. 맞벌이 주부인 나에게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국이 되는 기꼬만 미소숩이 아주 유용했었는데, 일본산 대신에 한국 제품을 찾아보니 모두다 일회용 그릇에 밥과 함께 들어있는 제품이거나, 아니면 냉동상태로 봉지에 든 것 뿐이었다. 일본제품처럼 작은 부피로 뜯어 쓰기 편한 것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북버지니아 어느 한인마트에서 풀무원 제품을 발견해서 무척 반가웠다. 뜨거운 물을 부어서 먹어보니 일본제품 보다도 건더기가 실하게 들어있고 국물의 맛도 한국인의 입맛에 더 잘 맞게 만들었다. 그리고 냉장이나 냉동 보관을 하지 않고 실온에 오래 둘 수 있어서 (심지어 부피도 적어서) 팬트리에 가득 쟁여놓고 비상식량으로 먹을 수 있는 점은 일본제품과 똑같아서 그 점도 마음에 들었다.
2021년 7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