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9

김장 김치와 돼지고기 수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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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쌈 정식 상차림

이 날도 손님 초대가 있었다. 순서상으로는 마지막 초대였지만 계획은 가장 먼저 했던 저녁 약속이었다. 김장 재료를 사러 가기 전부터 김장을 마치면 돼지고기 보쌈을 만들어서 같이 저녁을 먹자고 아트 선생님과 약속을 했었는데 선생님의 남편 직장 스케줄 때문에 추수감사절 방학이 끝나가는 토요일 저녁에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식당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회사에 다니는 아트 선생님의 남편 데이빗은 추수감사절에도 문을 여는 식당에서 급한 주문을 넣기도 하기 때문에 추수감사절 직전 까지도 쉴 수가 없었고, 추수감사절 당일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식사를 했다고 한다. 아버지가 몇 년 전 돌아가시고 물려받은 농장 일도 많아서 요즘처럼 추워서 들에 풀이 없는 계절에는 50여마리 소들에게 매일 저녁밥도 주어야 한다.

인스탄트팟에 조리한 포크로인
굴깍두기와 굴 안넣은 무생채
아트 선생님이 만들어온 마파두부 요리

한국인과 결혼을 해서 한국 문화에 지대한 관심이 많은 데이빗은 한국음식도 잘 먹는다. 하지만 돼지고기 보쌈은 한 번도 안먹어봤다고 해서 혹시라도 입맛에 안맞을지 몰라서 예전에 잘 먹었던 만두도 준비하기로 했다. 그런데 만두 속을 다 준비해놓고나니 어쩐지 게으른 생각이 드는데다 주주네 집에 놀러간 둘리양을 집으로 데리고 오느라 시간도 부족해서, 계획을 살짝 바꾸었다. 만두를 만들어서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식사를 먼저 하고 놀이삼아 함께 만두를 빚어서 후식으로 먹기로 했다. 다행히도 데이빗은 지방이라고는 전혀 없는 수육을 맛있게 잘 먹었고 (돼지고기의 지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함), 콩나물밥도 양념장에 쓱쓱 비벼서 맛있게 먹었다.

백세주와 소주를 섞어서 오십세주를 만드는 모습 🙂

남편과 데이빗은 나이도 비슷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성향도 닮아서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와인과 오십세주를 많이 마셨다. 와인 디캔터에 소주 한 병과 백세주 한 병을 붓는 것을 보고 ‘너무 많아서 다 못마시고 남기겠다’ 싶었는데 나중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둘이서 그 술을 다 비웠다.

남편들이 술을 마시는 동안 우리들은 만두를 빚기 시작했다
만드는 도중에 즉석에서 튀겨낸 만두

모두들 저녁식사를 마쳐서 배가 부른 상태였지만, 즉석에서 빚어서 튀긴 바삭하고 신선한 만두가 너무 맛있어서 이차로 또 배를 채웠다. 예전에 아트 선생님에게 오아시스 마트에서 재료 구입하는 법과 만두 속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면서 같이 만두를 빚은 적이 있었는데, 그게 제법 오래전 일이라 만두속 만드는 법을 다 잊어버렸다고 했다. 만두속이야 뭐 만드는 사람이 원하는 재료를 원하는 비율로 넣고 만드는 것이지, 몇대몇 비율을 정밀하게 맞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두 빚는 모습을 처음 본 데이빗이 호기심이 생겨서 자기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난생 처음 만두를 빚어보는 데이빗
첫 작품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아트 선생님은 예술가라서 그런지 확실히 손재주가 남달랐다

자신이 빚은 못난이 만두는 자기가 먹어치우겠다는 등의 우스개 소리를 하면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2021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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