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은 눈 때문에 아이들 학교가 휴교를 해서 아트 레슨을 두 시간 일찍 했다. 평소에는 둘리양이 4시에 하교하기 때문에 아트 레슨을 4시 30분에 시작하고 6시 30분에 마치는데 요즘같은 겨울철에는 캄캄해진 다음에 레슨을 마치게 된다. 금요일은 휴교를 하기도 했고, 길이 미끄러워서 너무 늦은 시간에 운전을 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서 레슨 시간을 앞당긴 것이다. 한낮에도 영하의 기온으로 눈이 녹지 않아서 결국은 내가 운전을 포기하고 남편이 사륜구동 차를 몰고 아이들 레슨 라이드를 해주었다. (남편의 차는 내 차보다 크고 또 비싼 새 차라서 나는 절대 운전하지 않는다 ㅎㅎㅎ)
레슨에서 다녀오자마자 둘리양이 그날 완성한 그림을 들고와서 내게 보여주었다. 둘리양이 좋아하는 과일이기도 한 오렌지를 그렸는데, 겉껍질과 속껍질을 잘 묘사한데다, 바탕색이 오렌지색과 대비를 이루는 파스텔톤의 녹색이어서 색감이 정말 예뻤다.
나중에 보니 코난군도 이 날 그림 한 점을 완성해서 가지고 왔는데, 지난 여름 승마 레슨에서 탔던 말을 그렸다. 말의 얼굴 윤곽을 따라 생기는 그림자와 갈기, 목의 근육, 고삐 등등을 아주 훌륭하게 그렸다고 칭찬해주니 코난군은 ‘말은 자세하게 그렸지만 배경이 너무 간단하고 성의없이 그려졌다’며 겸손한 반응을 했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배경이 단순해서 말의 옆얼굴이 더욱 돋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2022년 1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