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0
뜨개질 소품 몇 가지 더

뜨개질 소품 몇 가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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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두 타래씩 구입한 털실이 코난군의 스웨터는 사이즈가 커서 한 벌을 뜨는데 거의 다 사용되었지만, 둘리양의 스웨터는 한 타래보다 아주 조금 더 필요했을 뿐이었다. 많이 남은 털실을 그냥 두기 아까워서 몇 가지 소품을 만들었다. 마침 둘리양의 체조학원이나 피아노학원에서 레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많아서 뜨개질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체조학원은 집에서 편도 20분 거리에 있는데 한 시간 수업을 받는 동안에 집에 왔다가 다시 데리러 간다면 길에 버리는 시간만 많고 피곤하니, 학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그 안에서 뜨개질을 하거나 다음날 강의 준비를 위한 독서를 하고 있다. 또 다른 날 저녁에는 피아노 레슨이 있는데 피아노 학원은 집에서 가까운 10분 거리이지만 레슨 시간이 고작 30분 밖에 안되니 공연히 왔다갔다 하지 않고 주차장에서 기다렸다가 레슨을 마친 둘리양을 데리고 귀가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 때도 차 안에서 뜨개질을 하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

아기 모자와 목도리

아이들 스웨터뜨기를 보고 배운 “뜨개질하는 시월드” 유튜브 채널에서 변형고무뜨기로 뜬 아기 모자와 목도리 디자인을 발견했다. 다음달에 내 강의에 와서 특강을 해주기로 한 버지니아 공대 아동학과 교수인 최교수에게 감사 인사도 할 겸, 그 댁 아기에게 선물하려고 뜨개질을 했다. 최교수는 한국에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와서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었는데, 일본인 남편과 함께 버지니아 공대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다. 영유아의 발달과 학습에 미디어나 전자기기가 미치는 영향이 주요 연구 분야인데,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지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특강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두 돌을 지난 최교수의 딸

아직 어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니 내 옛날 생각도 나고 해서 기특하게 여겨졌다. 이번 봄방학 동안에 최교수 가족을 초대해서 같이 식사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얻은 패턴을 보고 만든 손싸개

그래도 민트색 실이 남아서 둘리양에게도 똑같은 곰돌이 얼굴 모자를 떠주고, 또 도서관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뜨개질 패턴을 보고 손싸개도 떠주었다.

별로 예쁘진 않지만… ㅎㅎㅎ

장갑보다는 못하지만 손시림을 막아줄 수 있고, 손가락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서 둘리양이 마음에 들어했다. 그런데 아직도 실이 남았다! ㅎㅎㅎ

개 나이 두 살이면 사람 나이 열 네 살, 그래서 코난군과 또래 친구인 아트 선생님댁 멍멍이 아지

실도 남았고 체조학원 피아노학원 주차장에서 시간도 남고… 그래서 아트 선생님댁 멍멍이 아지의 옷을 떠보았다. 지난 금요일 아트 레슨을 갈 때 둘리양에게 내가 뜬 스웨터를 입히고 같은 색상의 아지 스웨터를 가지고 가서 입혀놓고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아지는 사람 나이로 치면 열 네살 이라고 하는데 하는 짓이 코난군과 비슷한 점이 많다. 다 큰 녀석으로서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발동이 걸리면 장난을 치거나 말을 안듣고 엄마에게 반항하는 일도 있다 🙂

같은 스웨터를 입은 아지와 둘리양

너무너무 예쁘다며 아트 선생님은 감탄을 해주었지만, 처음 떠보는 멍멍이 옷이어서 내 눈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아지의 몸집 싸이즈 가늠을 잘 못해서 너무 작게 떠졌다. 아지의 몸무게는 81파운드, 둘리양의 몸무게는 87파운드이다. 환산하면 대략 40킬로그램이 조금 안되는 무게이다.

길이도 짧은 듯 하다
너무 타이트하고 짧고… 첫 작품이라 만족스럽지 않다

다음번에는 훨씬 더 넉넉한 크기로 뜨고 무늬도 더 다양하게 넣어서 떠보아야겠다. 아트 선생님와 아지가 셋트로 함께 입을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서 선물하면 좋을 것 같다.

2022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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