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수여식이라는 말 때문에 거창해 보이지만, 한 학기 동안 수업 잘 받았다고 색상별 리본을 주고 사진을 찍는 것이 전부인 작은 행사였다.
원체 뭘 해보고 싶다거나 배우고 싶은 것이 없는 – 또는 있더라도 말하지 않는 – 둘리양이 친구들이 배우는 것을 보고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해서 체조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가 생기기 전의 일이었다. 일 년이 못되게 다니다가 코로나19 때문에 학원이 임시 휴업을 하고 둘리양도 체조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학원은 얼마 후 다시 문을 열었지만 둘리양은 예방접종을 마칠 때 까지 체조 학원을 기다리기로 했다. 지난 연말부터 다시 시작한 체조 수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서 학부모는 학원 안에 들어갈 수 없는지라 그동안 둘리양이 수업받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리본 수여식이라서 학부모가 안에 들어와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었다. 또래 여자 아이들 여섯 명이 한 그룹에서 수업을 받는데 우리 둘리양이 가장 키가 크고 팔다리가 곧게 뻗었다. 동작도 크고 정확해서 내 눈에는 가장 우수한 학생으로 보였다 🙂
체조학원은 규모가 무척 커서, 어린 아기들 반에서부터 중고등학생 반까지 수 십 명의 아이들이 큰 체육관 안에서 구역을 나누어 동시에 수업을 받는다. 옆 구역에서 수업하는 아이들은 올림픽 체조선수마냥 훌륭한 기술을 연습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둘리양이 체조 선수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신체유연성을 키우고 근육 운동이 되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올림픽 체조선수의 꿈을 품기에는 둘리양의 키가 너무 크다 ㅎㅎㅎ
2022년 4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