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버스 정거장에 모이는 학부모들이 오늘을 축하하자며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준비했다. 아침에는 아이들에게 도넛을 먹이고, 오후에 버스에서 내릴 때는 물총을 쏴주기로 했다. 아이스크림도 나눠주고 재미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에 나는 이런 짓을 했다 ㅎㅎㅎ
오늘로 코난군이 중학교를 마치는 날이어서 마침 아트 레슨을 위해서 친구들과 함께 하교하는 길목에 축하 메세지를 장식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초중고등학교 과정이 의무 무상교육이다. 그래서 그런지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졸업” 이라고 하기 보다는 “진급” 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식은 성대하게 축하하지만 초중학교는 딱히 졸업식을 거창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중학교 3년을 잘 다니고 마친 것은 축하할 만한 일이니 달러샵에서 풍선을 하나 사서 달아주었다.
학년의 마지막 날이라서 두 아이들 모두 성적표와 상장과 이어북(모든 학생들의 사진이 들어가있는 사진첩)을 받아왔다. 코난군은 모든 과목에서 에이를 받아서 교장선생님이 발급하는 에이 아너 롤 상장을 받았고, 거기에 더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주는 상도 받아왔다.
중학교 과목은 초등학교에 비해 어려운지 모든 과목에서 에이를 받은 학생이 무더기로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데 그 학생들 중에서도 서너명만 선발해서 대통령상을 주었다. 성적 뿐만 아니라 이를테면 품행이 방정하고 리더쉽이 있고, 등등 여러 방면에서 우수한 모범학생들에게만 주는 상인 것 같다. 대견하고 자랑스럽기는 하지만, 블랙스버그 중학교에서만 서너명이 받는 상이라면 미국 전국에서 수만 명은 족히 받는 흔한 상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기가 누구에게 상을 주는지 결코 다 알지 못할 것이다 🙂 동양대 총장이 상을 준 기억이 없다고 해서 정경심 교수는 옥살이를 하고 있는데, 나는 심지어 미국 대통령의 상장을 위조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받게 된다면… 징역 4년은 어림 턱도 없고 종신형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둘리양은 4학년 동안에 무척 많이 자라서, 어제는 학교에서 하는 탤런트쇼 (장기자랑)에 자원해서 나가기도 했다.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서 선생님이 묻는 말에 대답도 하지 못하던 시절에 비하면 아주 많이 대범해진 것이다.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덕분에 자신감을 갖고 즐겁게 공부한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인데 좋은 성적까지 받아오니 이보다 더 기쁠 수가 없다.
2022년 5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