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가족의 네 번째 디즈니 크루즈 여행이 350일 후로 다가왔다(?!ㅎㅎㅎ) 코난군의 친구 가족을 영입하려던 노력은 아직도 성과를 얻지 못했고 (단번에 크루즈를 예약했던 루카스와 메이브의 가족은 다시 취소를 했다) 주주와 주주 엄마는 지금부터 나처럼 설레이고 있다. 주주 엄마와는, 우리 앞으로 일 년 동안 열심히 운동해서 멋진 몸매로 예쁜 드레스를 입고 크루즈를 타자고 뜻을 모았다. 주주와 둘리양에게는 내 손으로 멋진 의상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마침 다음 주에 주주의 생일 파티가 있어서 생일 선물로 주려고 여름 뜨개질을 시작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미니 마우스 모자를 만들어서 주주에게 씌워보니, 작고 오종종한 주주의 얼굴과 몸매가 정말로 미니 마우스의 실사판처럼 보였다.
이번 봄부터 여러 개 떠봤던 모자 디자인을 살짝 바꾸어서 세일러 모자 모양으로 만들었고, 미니 마우스의 동그란 귀와 빨간 리본을 앞에 달았다. 뒤통수에도 리본을 달아주었다. 모자를 다 만들고나니 아직 실도 남았고, 티비를 보면서 뜨개질을 하는 재미가 좋아서 노티컬 무늬를 넣어 민소매 셔츠도 떴다.
원래는 나폴레옹의 스물 한 번의 승리를 기념하는 데에서 비롯된 스물 한 중의 흰색과 남색 (네이비 블루 컬러가 여기에서 유래함) 줄무늬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여름에 요트와 같은 해양 레포츠를 즐길 때 입는 옷에 자주 쓰이는 무늬이다. 크루즈 여행에 더없이 어울리는 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주주의 생일 선물 및 크루즈 여행 기념품은 완성되었고… 이제 둘리양의 것을 만들어줄 차례이다. 주주의 것과 똑같이 만들어주어도 좋겠지만, 약간의 변화를 주어서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의 작품을 구상해 보았다. 작고 귀여운 생쥐가 주주와 닮았다면, 그보다 덩치가 큰 둘리양에게 어울리는 디즈니 캐릭터는 무엇일까…?
생쥐보다는 크지만 여전히 귀여운 캐릭터, 데이지 덕을 테마로 정했다. 도날드 덕은 원래 캐릭터가 선원인지라 세일러복을 입은 사진이 많지만 데이지 덕은 의외로 세일러복을 입은 사진이 없었다. 늘 여성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마스카라를 많이 바른 듯 긴 속눈썹을 휘날리고 있는 사진만 많았다. 그래서 도날드 덕의 세일러 모자에다 데이지의 큰 리본을 달아주기로 했다.
이렇게 두 소녀를 미니 마우스와 데이지 덕 옷을 입히고 나란히 크루즈에 승선하는 날을 그려보며 지금부터 행복하다.
2022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