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4

Father’s Day 선물과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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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세 번째 일요일인 오늘은 파덜스 데이, 아버지의 날이다. 아빠 노릇을 오늘 하루만 하는 것도 아니고, 이 날이 처음 아빠가 된 날이라거나 하는 특별한 의미도 없으니 딱히 축하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기에는 어쩐지 좀 서운하고 그런 날이다. 이게 다 카드나 선물을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장삿속에서 비롯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장삿속에 넘어가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날을 서운하지 않게 보내기 위해서 며칠 전부터 궁리를 했다. 다행히도 아이들이 카드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최소한 카드를 사는 데에 비용 지출이 없었다.

둘리양이 만든 귀여운 카드, 그리고 내가 만든 선물의 일부
아버지 날의 가장 뜻깊고 중요한 선물, 우리 아이들 🙂

일요일 아침인데다 방학 중이어서 어젯밤 늦게까지 테니스를 친 아이들은 오늘 아침에 늦잠을 자도 괜찮지만, 아버지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아빠가 화장실에서 이를 닦는 동안 아이들은 옷을 갈아입고 아랫층으로 내려와서 앉았다.

선물과 카드를 받은 우리 아이들의 아버지
카드를 잡아 당겨야 열린다
둘리양이 만든 카드 안에는 아빠가 좋아하는 테니스 라켓과 공 그림도 들어있다

코난군은 우리 동네 또래 아이들 중에서 테니스를 가장 잘 하는 실력을 가졌는데, 가끔은 다른 아이들이 너는 누구 코치한테서 테니스 레슨을 받느냐고 물어본다고 한다. 동네 유명한 코치에게 거금을 내고 레슨을 받는 아이들이 보기에도 우리집 코난군의 실력이 출중해서 궁금해 하는 것이다. 그럴 때 마다 코난군은 “우리 아빠한테 배웠어” 라고 자랑스럽게 대답한다. 그러면 어떤 아이들은 나도 너희 아버지한테 레슨을 좀 받을 수 있겠냐고, “얼마면 돼?” 발언을 시전하기도 한다. ㅎㅎㅎ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의 테니스 코치는 스케줄이 꽉 찬데다, 고학력 고실력자라서 이 동네 그 어떤 코치 보다 비싼 레슨비를 지불해도 레슨을 받기가 어렵다.

우리 아빠가 나의 테니스 코치야! 라고 쓴 셔츠 – 당연하게도 내가 크리컷으로 디자인하고 만든 작품이다

최근에는 둘리양도 아빠한테서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원체 운동을 좋아하고 근육이 단단한 아이라 그런지 빨리 배우고 남다른 소질을 보이고 있다. 내일부터 한 주간 동안은 버지니아 공대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니스 캠프에 두 아이들 모두 등록해서 다니게 되었는데, 그 때 이 셔츠를 입혀 보내려고 만들었다. 월마트에서 아무 무늬가 없는 흰 셔츠를 8달러가 안되는 가격으로 구입했고, 크리컷 스티커 용지는 몇 년 전에 디즈니 크루즈 가족 셔츠를 만들고 남은 것을 사용해서, 세 벌의 셔츠를 만드는 데에 24달러 정도 들었다. 아주 얇고 빨리 마르는 소재의 셔츠라서 이번 여름 내내 아빠와 테니스를 칠 때 입으면 좋고, 디자인이 유치하거나 유난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오른쪽 소매에 킴스 패밀리라고 써서 이 셔츠가 마트에서 그냥 구입한 것이 아닌 특별 제작한 것임을 과시했다 ㅎㅎㅎ
앞에서, 옆에서, 심지어 뒤에서 봐도 이 셔츠는 특별한 제품임을 알 수 있다 🙂
아빠 셔츠에는 “아빠 코치” 라고 새겼다

세 부자녀가 셋트로 만든 셔츠를 입고 테니스 코트에서 함께 테니스를 치는 기쁨을 누리게 하는 것이 내가 기획한 파덜스 데이 선물이었다. 내일 두 아이들이 이 옷을 입고 테니스 캠프에 가서 느낄 아빠에 대한 자부심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2022년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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