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할로윈은 월요일인데, 그전 금요일 저녁에 둘리양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할로윈 행사가 있었다. 학교의 강당과 체육관은 물론이고 각 교실까지 모두 여러 가지 게임을 준비해놓고 참여하는 아이들에게는 캔디를 나눠주었다.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아트 레슨을 30분 정도 일찍 마치고 픽업했다.
둘리양은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몰려 다니며 학교 곳곳을 돌아보았다. 이젠 5학년 최고 언니라 그런지 게임을 해서 캔디를 받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그저 자기들끼리 재잘대면서 이 교실 저 교실을 왔다갔다 하며 즐거워했다. 나는 몇 걸음 뒤떨어져서 아이들 무리를 따라다녔는데, 걷기 운동을 아주 많이 했다. 곳곳에 여러 가지 장식을 직접 만들어 꾸며두었는데 선생님들이 큰 수고를 하신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텐데… 전직 교사라 그런지 잘 꾸미고 열심히 준비한 행사를 보면 그 뒤에 숨은 노력이 잘 보인다.
작년에는 각 학급에서 호박을 장식해서 인기 투표를 했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학급에 핏자 파티를 상으로 주었는데, 올해에는 책 주인공을 테마로 호박을 꾸미는 것은 같지만, 인기 투표 대신에 경매를 해서 가장 높은 금액을 부른 사람에게 호박을 판매했다. 나는 둘리양네 학급에 호박값을 기부하고 싶어서 높은 금액을 써냈고 경매에서 입찰이 되었다. 집에 가지고 와서 월요일 할로윈 날까지 문 앞에 장식으로 두었다가 그 이후에는 잘 씻어서 요리를 해먹을 계획이다.
카페테리아에서는 동네 음식점에서 염가로 출장 영업을 해서 늦은 저녁 시간 까지 놀다가 배가 고파지면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게 준비한 것도 작년과는 다른 점이었다. 여러 가지로 세심하게 준비해서 전교생과 가족들까지 즐길 수 있었던 행사였다.
2022년 10월 29일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보니 한국에서는 할로윈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이태원 좁은 길에 몰려서 압사 사고가 났다는 뉴스가 있다. 백 명도 더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다. 할로윈이 뭐 그리 대단한 날이라고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그럴 줄 알았다면 안전대책을 잘 마련했어야 할 사람들은 왜 책임을 다 하지 못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