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바스크 치즈케익

군고구마 바스크 치즈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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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율이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아트 레슨을 받고, 코난군과는 로아녹 청소년 오케스트라도 함께 다니는 10학년 누나이다. 은율이 아빠는 버지니아 공대 엔지니어링 교수이고 엄마는 온라인으로 상담심리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같은 한국인인데다 오케스트라 카풀도 하고 있어서 가끔씩 두 가족은 서로를 초대해서 식사를 하기도 하는 사이이다. 지난 주에 종강을 해서 여유 시간이 생긴 은율이 엄마와 아트 선생님과 나는 아줌마들 끼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어느 레스토랑을 갈까 고민하고 있는데 은율이 엄마가 자기 집으로 오라고 초대를 했다.

은율이의 동생(?) 은별이 ㅎㅎㅎ

일찌기 미국 오지 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은율이 엄마는 음식 솜씨가 무척 좋다. 그래서 집으로 초대하는 것을 사양하지 않고 덥썩 받아들였다. 아트 선생님은 꽃다발을 사오고, 나는 김치 냉장고에 있던 잘 익은 김치 한 쪽을 담아갔다. 은율이가 동생삼아 키우는 고양이 은별이가 꽃다발을 들여다보며 노는 동안에 점심이 준비되었다.

훈제 연어를 넣고 아보카도와 양파 튀김을 얹은 롤
샐러드와 미소국
고구마 튀김

돌로 된 접시에 스시를 담고 직접 만든 드레싱을 얹은 샐러드에 미소국까지 곁들이니 일식당에서 사먹는 음식과 비슷한 맛과 분위기가 났다.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놀았는데, 식사를 마치고난 다음에는 후식까지 나왔다.

멋진 접시와 상차림

믹스 커피와 함께 나온 것은 군고구마 바스크 치즈 케익이라고 했다. 군고구마의 달큰한 향이 가득하고, 내가 만들었던 수플레 치즈케익처럼 부드러운 맛이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가족에게도 먹이고 싶어서 레서피를 받았다. 유튜브에 올라온 레서피는 한국에 사는 한국인 주부가 만든 동영상이어서 재료의 계량과 오븐의 온도 등을 미국식으로 내가 전환시켰다. 케익의 이름이 궁금하기도 해서 검색해보니 스페인의 바스크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 유래한 치즈 케익이라고 한다. 아주 높은 온도에서 급속으로 구워서 겉면이 진갈색으로 구워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후식

바스크 치즈 케익의 재료와 조리법

크림치즈 2개 (16온스), 계란 4개, 헤비크림 1과 1/2컵, 설탕 2/3컵, 바닐라액 1티스푼, 주먹만한 크기의 고구마 2개 (300그램)

  1. 고구마를 구운 다음 체에 내린다.
  2. 상온에 두어서 부드러워진 크림치즈를 으깬 다음 설탕을 넣고 섞는다.
  3. 계란을 하나씩 추가하며 계속 섞는다.
  4. 바닐라 농축액과 헤비크림을 넣고 섞는다.
  5. 위의 반죽을 1/3만 으깬 고구마와 섞고, 완전히 섞인 다음 나머지 반죽을 다 붓고 섞는다.
  6. 케익 틀에 붓고 화씨 445도에서 10분, 430도에서 20분간 굽는다.
  7. 완전히 식힌 다음 냉장고에 두었다가 먹는다.
군고구마 바스크 치즈케익

며칠 후 직접 만들어 보았다. 오아시스 마트에서 파는 한국 고구마를 구입했는데 파운드당 1.5달러 정도 하는 가격이었다. 주먹만한 것으로 골라 샀는데 두 개에 400그램 정도 무게가 되었다. 구우면 수분이 줄고 껍질도 벗겨내니 대략 300그램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에어프라이어로 구운 고구마

원래 조리법은 고구마를 구운 다음 체에 걸러서 내리라고 되어있는데, 그 과정이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체에 내린 후에 보니 생각보다 걸러지는 섬유질이 거의 없었다. 원래 레서피는 모든 반죽을 손으로 섞었는데, 나는 고성능 반죽기가 있으니 고구마를 굳이 힘들게 체에 거를 것이 아니라 반죽기로 곱게 잘 으깨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체로 걸러 내리는 작업이 힘들었다.

또 하나 반성할 점은, 고구마를 더 바싹 구워서 군고구마 향이 더 많이 나게 하는 것이 좋겠다. 얼른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고구마를 에어프라이어에 45분 정도 구웠는데, 은율이 엄마가 구운 것보다 군고구마 향이 부족한 것 같았다. 마침 모든 재료가 한 번 더 구울 만큼 남아 있으니 이 모든 점을 보완해서 다시 만들어볼 계획이다.

성능 좋은 반죽기가 있으니 다음에는 고구마를 체에 내리지 않고 그냥 만들어볼 생각이다.

군고구마 향이 조금 덜 나지만, 가족들이 모두 맛있다며 잘 먹었다. 수플레 치즈 케익보다 만들기가 쉽고 맛은 더 좋아서 자주 만들어 먹을 것 같다.

내가 직접 만들어본 군고구마 바스크 치즈 케익

2023년 5월 18일에 먼저 쓰고, 5월 20일에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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