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군의 종업 파티가 다시 시작되다

코난군의 종업 파티가 다시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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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이 끝났음을 알리는 길바닥 낙서

예전에 살던 집에서 해마다 5월 말에는 한 학년이 끝난 것을 축하하며 코난군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트리하우스 파티를 했었다. 새 집으로 이사온 후에는 코로나 19 때문에 여러 명이 모여서 먹고 노는 파티를 하기가 꺼려저서 학년 말 축하 파티를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재개되었다. 트리 하우스는 없지만 대신에 넓직한 드라이브웨이와 잔디밭에서 농구, 축구, 피클볼, 등을 하며 놀 수 있고, 무엇보다도 학교를 마친 후에 따로 라이드가 필요없이 다함께 우리집으로 걸어와서 놀다 갈 수 있으니 코난군이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을 모두 초대했다.

아이들이 하교하는 길

우리집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책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걸어서 등하교 하는 길이기도 하다. 왁자지껄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하교하는 코난군이 보였다. 친구들과 각기 다른 수업을 듣고 있어서 어떤 아이들은 코난군과 함께 오고, 또 어떤 아이들은 코난군보다 먼저 도착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걸어오는 코난군

코난아범은 아들의 친구들을 먹이려고 열심히 요리를 했다. 마침 날씨가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 야외에서 즉석 바베큐를 해서 먹이기 좋았다. 미국식으로 각자 원하는 재료와 소스를 넣고 직접 만들어 먹게 하고, 감자칩과 과일과 쿠키를 준비해두니, 내가 요리할 일은 전혀 없어서 좋았다. 한국 음식 상차림에 비하면 정말 간편하다.

코난아범은 그릴링 중

패티를 빵 사이에 넣으면 햄버거, 소세지를 빵 사이에 넣으면 핫도그. 곁들이 음식으로는 감자칩과 과일, 후식으로는 쿠키와 브라우니, 음료는 물과 여러 가지 소다를 준비했다. 아이들이 하교하면 오후 3시인데, 식사 시간은 아니지만 일찍 귀가해야 하는 아이들고 있고, 또 바로 구운 고기를 먹이고 싶어서 도착하자마자 식사를 하게 했다.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패티와 소세지

맛있는 바베큐 냄새가 가득한 마당에서 하교하는 아이들을 바라 보고 있자니 무척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남은 명의 아이들을 불러다가 먹고 놀게 할 수 있는 넓은 집이 있어서 행복하고, 장정 열 명쯤 먹일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돈을 벌고 있어서 행복하고, 친구가 많은 인사이더 아들이 있어서 행복했다. 코난군의 친구들은 아기때부터 친구였거나, 초등학교때 친구, 아니면 중학교때 부터 친한 아이들이다. 그러니까, 코난군은 어릴 때부터 친구들을 사귀어왔고, 한 번 친구가 되면 멀어지는 일이 없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각자 원하는대로 조립해서 햄버거나 핫도그를 먹을 수 있다.

코난군의 친구들은 모범생도 있고, 소심한 아이, 말썽꾸러기도 있고, 토종 미국인도 있고 이민자 가정의 아이도 있다. 그렇게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높이 평가할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녀가 자기와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아이와 사귀기를 바라거나, 자기보다 나은 (부자이거나 모범생이거나) 아이와만 친구 관계를 형성하기를 바라는데,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물론, 나쁜짓을 일삼는 아이와 친구가 되어서 서로 나쁜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자기보다 부족한 점이 있는 친구를 포용하고, 말썽꾸러기 친구에게 조언을 해주고, 자기보다 우수한 면이 있는 친구로부터 배울 점을 찾는 것이 코난군의 사회성 발달과 인격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여덟 명의 친구들이 초대되었다.
육식주의자의 햄버거
채식주의자의 햄버거

코난군의 친구 조나스는 중학교 때부터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해서 유제품과 생선 이외의 육류는 먹지 않는다. 그런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조나스의 부모는, 오늘 바베큐 파티를 위해서 채식 패티를 가져다 주었다. 내가 요리한 한국 음식을 아주 잘 먹던 조나스에게 이제 더이상 만두와 불고기를 해줄 수 없어서 조금 섭섭하고, 깡마른 몸매에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 안쓰럽지만,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먹고 마시며 즐거운 아이들

어떤 아이는 놀다가 넘어져서 바지를 찢어먹었고, 또 어떤 아이는 맨바닥을 뒹굴며 놀아서 온몸이 먼지투성이가 되었는데, 그래도 다치지 않을 만큼 안전한 환경이어서 좋았다 🙂 번잡한 길가에 있는 집이었다면 공놀이를 하다가 놓친 공을 주우러 가는 길에 차와 부딪힐 수도 있고, 깊은 숲속의 집이라면 벌레나 뱀에 물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우리집은 한적하면서도 탁 트인 곳이어서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고,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러 오는 것도 편리하다.

여러 가지 공놀이를 하며 밖에서 놀았다.

이제 고등학교 9학년을 마치고 여름 방학이 지나면 10학년이 된다. 어릴 때부터 보아온 꼬맹이들이 청년이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모두들 9학년을 마쳤다.

2023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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