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행중: 케네디 스페이스 센터

수요일에 둘리양이 마지막 등하교를 마치고 냉장고에 남은 음식을 저녁 식사로 먹어치운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출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에서 플로리다까지는 대략 10시간 운전 거리이니,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려고 일찍 출발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집을 떠난 것은 5시 50분, 주주네 집에서 사람과 짐을 싣고 동네를 떠난 것은 6시 10분이었다. 중간에 점심을 먹고 휴게소에서 몇 번 쉬고, 교통 정체 구간을 몇 번 지나기도 했지만 총 12시간이 안걸려서 플로리다 호텔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을 해서 아이들은 수영장에서 잠시 놀기도 했다.

다음날은 크루즈를 타기 전에 하루 더 여유 시간이어서 호텔에서 가까운 케네디 우주센터를 가기로 했다. 케네디 대통령이 사람을 달에 보내는 아폴로 계획을 선포하고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우주선 발사대를 세운 곳이다. 그 때 부터 지금까지도 이 곳에서 우주선 발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가 크루즈를 타는 항구와 아주 가깝고 또 우리 아이들 또래에게 좋은 교육적 경험을 줄 수 있어서 이번 여행에 방문하기 안성마춤이었다.

실물 우주선도 전시되어 있고 실물과 유사한 시설에서 직접 체험을 해볼 수 있어서 교육적으로 유익할 뿐만 아니라 즐거운 곳이었다. 너무 어린 아이들은 중력이라든지 지구 궤도, 태양계 행성 등에 대해 알지 못해서 제대로 즐길 수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 또래에게는 아주 좋은 배움과 즐길 거리가 되었고, 물리학을 전공한 남편에게도, 물리나 천문학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어른인 나에게도 여러 가지로 유익하고 즐거운 체험이었다.

주주 엄마와 내가 번갈아 찍을 수 있으니 두 가족이 가족 사진도 남겼다. 우리 가족끼리 오붓한 여행도 좋았겠지만, 이번에는 주주네 가족과 함께라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더욱 즐겁다. 주주엄마와 나는 생각이 비슷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즐겁고, 둘리양과 주주는 베스트 프렌드끼리 오래도록 같이 지낼 수 있어서 행복해 하고 있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원대한 달 탐사 과정에 대해 배운 것도 좋았는데, 거기에 더해서 아이들은 주주 엄마의 큰 손 덕분으로 기념품과 먹거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주주 엄마는 개원 일이 잘 되어서 종합병원 일은 그만두고 개원에만 전념하기로 했는데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서 돈도 더 잘 벌고 있는 것 같다. 케네디 우주센터 곳곳에는 선물가게와 음식점이 있었는데 주주에게 아예 신용카드를 주면서 너희들끼리 의논해서 갖고 싶은 것과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사라고 했다. 우리 가족끼리 였다면 감히 꿈꾸지 못할 호사를 누렸다.

케네디 우주센터 관광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 식사도 주주 엄마가 모두에게 사주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저녁을 얻어먹은 우리가 고맙지! 하고 인사를 하니, 주주 엄마는 살다가 이렇게 편한 여행은 처음이라며, 모든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장거리 운전을 해주는 코난아범에게 감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