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블랙스버그 중학교 커리큘럼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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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인 어제 저녁에 둘리양이 입학한 블랙스버그 중학교에서 학부모를 위한 설명회가 있었다. 새로 부임한 교장이 일을 잘 해서 그런지, 아니면 코로나19가 좀 잦아들어서 그런 행사를 재개할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학부모가 자녀의 중학교 생활을 잘 이해하게 되는 유익한 행사였다.

오후 강의를 마치고 서둘러 차를 몰아서 5시에 시작하는 행사에 5분 정도 지각을 해서 도착했다. 다행히도 첫 30분 동안은 중학교 내의 여러 가지 학생 클럽이 소개를 하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시간이어서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이번 학기 둘리양은 이미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방과후 스케줄이 잡혀 있어서 학교에서 하는 클럽활동을 할 시간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월수요일은 테니스 클리닉, 화요일은 피아노 레슨, 목요일은 피아노 선생님이 따로 지도하는 뮤지컬 클래스, 금요일은 아트 레슨이 잡혀 있다. 그런데 클럽 활동 소개를 살펴보니 방과후가 아니라 학교가 시작하기 전 이른 아침에 모이는 클럽도 있었고, 방과후에 모이는 클럽이라도 매주 모이는 것이 아니어서 둘리양이 관심있는 분야에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블랙스버그 중학교 건물

클럽 활동 소개 시간이 끝나고나서 부터는 마치 둘리양이 등교해서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둘리양의 1교시 수업이 있는 교실로 가서 선생님을 만나 전반적인 과목에 대한 안내를 받고 질문을 주고 받다가, 1교시 마침 종소리가 울리면 다음 2교시 수업 교실로 이동을 하는 방식으로 7교시까지 모든 수업에 들어가서 모든 과목의 선생님을 만나는 방식이었다. 물론 각 교시가 실제 수업처럼 길지는 않고 10분씩만 할애되어서 한 시간 30분 만에 모든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미국의 중학교는 (고등학교도 그렇지만) 대학교처럼 자기가 들을 수업을 지정된 교실로 가서 듣게 된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교실을 이동하지 않고 한 자리에서 계속 가르치게 되니 교재나 교실 환경을 자기 수업에 맞추어 꾸밀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은 짧은 시간 동안에 다음 교실로 이동을 해야 해서 쉬는 시간에 딴짓을 할 겨를이 없다.

1교시 사회, 2교시 영어, 3교시 체육, 점심 식사, 4교시 컴퓨터, 5교시 과학, 6교시 수학, 7교시 음악 –> 이 순서대로, 나도 학교 건물 이쪽 저쪽을 왔다갔다 하면서 참석을 했다. 같은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부모들이 같이 참석하다보니 월반한 수학 교실에서는 주주네 아빠를 만나기도 했다.

모범 엄마학생이라서 이렇게 열심히 필기도 했다 ㅎㅎㅎ

어떤 선생님은 종이에 인쇄한 수업 정보를 나눠주기도 했고 어떤 선생님은 파워포인트를 만들어서 자기 수업을 소개하기도 했다. 나는 내 직업이 가르치는 일이라 그런지, 열심히 소개하는 선생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받아 적기도 했다. 질문이 생각나면 적어두었다가 나중에 물어볼 수도 있고, 또 기억했다가 둘리양과 함께 확인해야 할 것 (과제 제출 마감일이라든가 결석했을 때 보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적어두기도 했다.

뒷장에도 필기를 했음

코난군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둘리양이 아직 어려서 남편이 코난군의 학교 일을 도맡았었는데, 지금은 그 담당이 그대로 이어져서 남편은 여전히 코난군의 학교 회의나 행사에 주로 참석하고 나는 둘리양의 담당이다. 덕분에 중학교의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일들이 있는지를 알게 되어서 좋다.

오늘 금요일은 아침에 우리 학과 교수 회의가 있는 날인데, 예전에 둘리양을 초등학교 버스에 태워보내고 허둥지둥 출근해도 5분 10분씩 지각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두 아이 모두 일찌감치 등교를 해서 지각은 커녕 일찌감치 출근해서 여유롭게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둘리양은 중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도 좋아하지만, 아침마다 동네 친구 매디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있다. 아직 등교 시간이 멀었지만 둘이서 만나서 등교를 아주 일찍 한다. 코난군은 공연히 너무 일찍 등교하면 멍하니 수업 시작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며 집에서 최대한 머물다가 등교를 하는데, 그래봐야 남편과 두 아이들 모두 8시가 되기 전에 집을 떠나고 없다. 그러면 나는 그 때부터 출근준비를 해도 아침 회의에 늦지 않고 여유롭게 출근할 수 있다.

2023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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