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팀 문제는 일단락 된 줄 알았는데, 복병이 나타났다.
3월 22일 부터 4월 1일 까지는 고등학교끼리 시합이 없고, 또 3월 24일, 31일 두 일요일에는 로우녹 청소년 오케스트라 리허설도 없어서, 코난군이 토너먼트에 참가할 절호의 기회라도 여겼다.
마침, 포인트가 높은 대회의 엔트리에 들어가게 되어 금상첨화였다.
그래서, 나는 수요일 (3월 20일)에 ‘왜 이 날을 토너면트 참가하는 날로 부득불 선택하게 되었으며, 이틀 뒤 금요일 오후 2시간의 연습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느니 양해를 바란다’는 메일 코치에게 보냈다.
근데, 몇 시간이 지나서 보내온 메일에는 ‘금요일 연습에 빠지는 것은 결석이고, 결석한 날에 누군가가 1번 위치를 도전하면, 기권패에 해당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내가 이런 룰들이 어디에 근거한 거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었고, 다음 날인 목요일에 챌린지 매치 스케쥴을 금요일 오후 잡는다는 메일을 나에게 보내왔다.
나는 이쯤되면 참을 만큼 참았기에, 학교 Athletic Director (AD, 학교 스포츠 팀 담당 디렉터)에게 바로 이메일을 보냈다.
그냥, “알려줘서 고맙다. 코난군의 토너먼트에 행운을 빈다” 라고 하면 간단히 끝날 일을, 이렇게 크게 만든 것이다.
나는 메일에 “내가 이런 메일 (위에 설명한) 을 보냈더니 이렇게 답장이 왔더라” 하고 이야기 하며
“지난 번에 1번, 2번 문제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챌린지 계획을 잡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득이 되겠지, 팀에 해가 되겠는가. 학교와 부모는 서로 도울 수 없는가? 앞으로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 것도 하면 안되는가? 학교가 아이들의 꿈의 실현을 위해서 도울 수는 없는가?
그리고, 지난 번에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토요일 아침 운동 문제에 대해, 왜 여지껏 모든 학부모에게 꼭 참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메일을 보내지 않았는가?”
이런 요지의 메일을 보냈다. 근데, 마침 AD 가 2주간의 휴가 중이어서, 메일에 답장을 할 수 없다는 자동응답이 왔다. 나는 같은 메일을 교장에게 보냈다.
일주일이 지난 후에 부교장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AD가 돌아온 후에 부교장, AD, 코치, 그리고 나 이렇게 학교에서 만나자는 것이다. 나는 우리 부부가 같이 간다고 하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시간대와 날짜를 알려줬다.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고, 부부가 같이 가는 것은 항상 도움되어왔다.
그리고, 오늘 (4월 4일) 12시45분에 만났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나, 평소에 까탈스럽다는 AD 가 우리가 이야기는 거의 모든 것을 수용하기로 했다.
- 다음에 학교 경기에 지장이 없는 한 토너먼트를 다닐 것인데,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이냐?
- 왜 토요일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모든 부모에게 보내지 않느냐?
- 지난 목요일 (3월28일) 에 아이들이 비가 많이 내리는 동안에 30분 가량 비 맞으면서 연습을 했는데, 제발 비 오는 날은 연습을 말아달라. 누군가가 다칠까봐 정말 걱정된다.
등등을 이야기 했다.

비가 쏟아지는데도 코난군이 집에 돌아오지 않아 내가 코트에 갔다.
코난군에게 ‘미끄러워서 연습을 못하겠다’고 코치에게 이야기하고 오라고 했다.
사진 왼쪽 끝에 코난군이 코치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코난군을 제외한 다른 아이들은 30분 동안 비 맞으며 연습했다.
햑교 측으로부터
- 앞으로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경우에 그것 때문에 코난군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
- 챌린지 매치가 있는 경우에 미리 알려서, 아이들이 빠지게 되는 경우에는 서로 알아서 챌린지 매치를 하도록 하겠다.
- 토요일 아침 웨이트 트레이닝의 문제는 모든 부모에게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겠다.
- 비오는 날의 연습은 반드시 하지 않도록 하겠다.
등등의 대답을 받고는 미팅은 끝났다. 부교장 방에서 나오는 길이 AD가 이야기 하고 싶은 또 다른 사항은 없냐고 묻길래, 나는 시합이 없는 평일에 아이들이 3시간 이상 연습을 하는 것은 학업에 지장이 있다고 했다. AD는 자기 방으로 가서 더 이야기 하자고 해서, 약 20분을 더 이야기 했다. 그는 아이들의 연습시간을 적더니, 월요일, 수요일 4시-5시 웨이트 트레이닝은 코치에게 이야기 해서 코난군은 빠지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코난군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다시 모든 아이들이 그 시간을 선택적으로 참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내가 아이들이 빗속에서 연습하는 것을 찍은 영상을 보여 주었더니, 놀라면서 자기에세 영상을 보내달라며 자기 명함도 내밀었다.
그의 방을 나오면서, 나는 AD 방에 쌓여 있는 테니스 공의 박스롤 가리키며, 아이들이 작년과는 다른 싼 공으로 연습하고 있다고 하니, 자기는 몰랐다며 어떤 공을 다음에 주문하면 되냐고 물었다.
이렇게 정말 정말 일단락이 된 듯하다. 약 1년 5개월 전에 만난 AD 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놀랐다. 사실 나는 아직도 반신반의 하고 있다. 정말로 오늘 만난 AD가 예전의 AD가 아닌 듯해서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그는 올 6월에 은퇴를 하는데, 정말 ‘떨어지는 낙엽에도 조심한다’는 말년 병장의 심정으로 은퇴까지 아무 탈없이 마무리하고 싶어서 일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또 다시, 부부가 합심을 해서 원하는 것을 거의 관철했다. 코난군과 팀 멤버를 자유롭게 즐겁게 연습도 하고, 시합도 했으면 좋겠다. 좋은 결과를 낸다면 그건 덤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