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디즈니 크루즈 여행을 갈 때 가지고 가야할 것들
2편: 디즈니 크루즈에서 가지고 오면 안된다고 명시한 것들
3편: 따로 챙겨 가지 않아도 되지만 가지고 가면 좋은 것들
꼭 챙겨야 할 것과 가지고 가면 안되는 것을 썼고, 이제는 있어도 없어도 문제없지만 있으면 더 좋은 물건에 대해 쓰려고 한다. 이번 글은 나의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성향, 가족 구성원, 경제적 형편 등이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면 이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해적파티 및 주제에 맞춘 복장과 소품>
3-4박의 짧은 디즈니 크루즈는 출항 파티와 해적 파티가 들어있고, 7박 이상의 크루즈 일정에는 그에 더해서 특별한 테마로 선상 파티가 있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에 운항하는 특별 테마 크루즈도 있다. 디즈니 크루즈 앱을 이용해서 내가 탈 크루즈 일정에 어떤 테마와 파티가 예정되어 있는지 미리 확인할 것을 권한다.
일정의 길이와 상관없이 모든 디즈니 크루즈에서 하는 출항 파티와 해적 파티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배의 가장 꼭대기 갑판 위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디즈니 캐릭터가 무대에 나와서 쇼를 보여준다. 출항 파티는 배가 항구를 떠나는 순간을 카운트다운해서 디즈니 주제곡을 뱃고동으로 들려주는 순간이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해적 파티는 늦은 저녁 시간에 시작하는데 캄캄한 밤바다 하늘 위에 불꽃놀이를 보는 것이 좋았다. 디즈니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에 나오는 캐릭터나, 피터팬에 나오는 후크 선장, 미키마우스 선장 등의 캐릭터가 공중을 날아다니며 쇼를 펼치기도 한다.
거대한 배의 갑판은 수영장에 덮개를 덮어서 만든 초거대 나이트클럽 같은 분위기이다. 망망대해 바다 위에 떠있는 중이니 음악을 아무리 크게 틀어도 뭐라할 사람이 없고 불꽃을 펑펑 터뜨려도 신나기만 하다. 그렇지만 너무 어린 아이들은 졸려서 해적 파티 시간까지 버틸 수 없을 수 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시끌벅적 모여있는 것을 피곤하게 여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신나는 파티를 즐기는데, 이를 위해 주제에 맞추어 차려 입은 사람들이 아주 많다. 디즈니 크루즈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장려해서 모든 승객들에게 해적 파티를 위한 스카프를 제공한다.

코난군의 해적 복장은 내가 직접 만들었다.

선상 파티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적 파티가 있는 날은 레스토랑의 메뉴도 “해적의 음료” 라든지 “보물선 샐러드” 하는 식으로 이름을 정하고, 승무원들도 해적과 관련한 복장으로 서빙을 한다. 이런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다면 빨간색 티셔츠 한 벌 정도는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참고로, 미국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영화 장면에서 튀어나온 듯 스펙타클한 복장으로 꾸민 사람들이 아주 많다.
<피쉬 익스텐더 선물과 선물 주머니>
일주일 이상의 긴 디즈니 크루즈를 예약했고, 초등학생 정도 연령의 아이를 동반한다면 피쉬 익스텐더 선물 교환 놀이를 추천한다. 이번에 우리 가족이 가는 3박짜리 일정은 처음 디즈니 크루즈를 타는 손님이 많아서 배 안을 돌아보기만 해도 바쁠 것 같고, 또 코난군과 둘리양이 청소년이 되어서 선물교환 놀이를 덜 즐길 것 같아서 하지 않기로 했다.
디즈니 크루즈 승객이 고안한 선물교환 놀이는, 물고기 모양 고리에 주머니를 걸어놓고 미리 정한 가족들끼리 선물을 교환하는 놀이이다. 예약한 일정 별로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하면 거기에서 피쉬 익스텐더 (물고기 모양 고리)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선물을 받을 사람의 이름과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 성별과 나이 등의 정보를 써두면, 그에 맞는 선물을 준비한다. 7박 일정에서는 열 가족이 한 그룹을 만들었고, 이번 3박 일정에는 다섯 가족을 한 그룹으로 구성했다. 선물을 준비하고 나눠줄 시간이 크루즈 일정에 따라 달라지니, 구성원 숫자를 조정하는 것 같다.
피쉬 익스텐더 놀이에 참가하겠다고 이름을 적었다면, 선물을 받을 주머니를 준비하고, 다른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 보통은 가족 구성원 한 명 한 명에게 따로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데, 비싸고 좋은 선물은 한 품목을 가족 전체에게 주기도 한다.
나는 선물 교환 놀이는 안하지만, 작년에 만들어 사용했던 피쉬 익스텐더에 걸어둘 선물 주머니를 가지고갈 계획이다. 픽시 더스트 선물이라고 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선물을 주는 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배 안을 돌아다니다가 아무 방문 앞에 작은 선물을 놓고 간다) 예쁜 주머니를 걸어두어 그들을 유혹하려는 것이다 ㅎㅎㅎ 주머니를 문 밖 고리에 걸어두면 급하게 물건을 보관할 수도 있고 우리 방이 어디인지 한 눈에 알아보기 쉬운 잇점도 있다.

<객실 문 장식>
긴 복도를 따라 똑같이 생긴 방문 앞을 지나가다보면 우리 객실이 여기인지 저기인지 순간 헷갈릴 수 있다. 더구나 키가 작은 아이들과 숫자를 아직 잘 못읽는 아이들은 문에 가족들만의 특별한 장식을 해두면 쉽게 객실을 찾을 수 있다. 문을 열고 드나들 때마다 디즈니 크루즈를 한 번 더 상기시키는 역할도 한다. 디즈니 크루즈에서는 자석으로 만든 장식품은 얼마든지 문에 붙이게 하지만 접착 테이프는 금지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피쉬 익스텐더에 선물 주머니를 걸어두어서 따로 표시가 없어도 객실 구분이 잘 되었다.

방 번호가 높이 붙어 있어서 어린 아이들은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
문 오른쪽에 물고기 모양 고리가 보인다.
<카드 키 목걸이>
디즈니 크루즈를 두 번째 또는 그 이상 타는 승객에게는 카드 키를 보관하는 목걸이를 준다. 처음으로 디즈니 크루즈를 타는 사람이라면 룸키로도 사용하고 배 안 곳곳에서 현금카드처럼 사용하고, 기항지에 내릴 때는 신분증 역할까지 하는 “키 투 더 월드” 카드를 항시 가지고 다니기 위한 목걸이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지갑이나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되지만, 목걸이로 걸고 다니면 분실의 염려가 낮아지고 손에 음료잔을 들고 있거나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닐 때도 편하게 카드 키를 꺼내 사용할 수 있다.
(참고: 우리 가족은 이미 선물로 받은 카드 키 목걸이가 여러 개 있으니, 우리 손님들은 따로 준비안하셔도 됨)

우리 가족은 작년에 이걸 네 개 받았고, 이번 크루즈에서 네 개를 더 받을 예정이라 우리 손님들은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은 카드 키 대신에 디즈니 매직 밴드라고 하는 팔찌 모양으로 만들어서 휴대가 더욱 간편하고, 디즈니 월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가족은 아직 사용해보지 못했다. 개당 35-65달러를 지불하고 구입해야 하는데 사용해본 사람들은 무척 편하다는 평을 한다.
<잃어버려도 상관없는 플라스틱 카드>

카드를 꽂아야 방안의 전원이 켜진다.
호텔 객실에도 이런 장치를 많이 설치하는데, 출입문을 들어서면 바로 손이 닿는 곳에 객실 전체 전원을 켤 수 있는 스위치가 있고, 그 스위치는 카드키를 꽂아야 켤 수 있다. 반대로 객실을 떠날 때는 카드를 빼면 모든 전원이 꺼져서 전기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디즈니 크루즈에서 사용하는 키 투 더 월드 카드를 여기에 꽂아서 사용하는 것이 원래의 의도이지만, 키 투 더 월드 카드는 사진을 찍을 때 신분 확인, 기념품을 구입할 때 지불 용도, 배 밖으로 나갈 때 신분증, 등으로 중요하고 빈번하게 사용되고 또 일일이 카드 홀더에서 꺼내고 넣기가 귀찮다.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포인트 적립카드나 이미 사용해서 금액이 남아있지 않은 상품권 카드 등 잃어버려도 아무런 지장이 없는 카드를 한 장 가지고 가면 객실의 전원 스위치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객실을 떠날 때 그냥 꽂아두고 방안의 전등을 켜두어도 되고, 글로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다면 스위치에서 뺀 카드는 피쉬 익스텐더에 걸어둔 주머니에 넣어두고 방을 떠나면 된다.
<코난군의 추천 아이템: 손선풍기>
오늘 아침 코난군에게, ‘한국에서 오시는 고모 삼촌 할머니에게 추천할만한 디즈니 크루즈에 가지고갈 물품’ 을 말해보라고 하니, 바하마의 날씨가 무척 더우니 손선풍기를 가지고 오면 좋겠다고 했다. (원래는 모자와 선글래시스를 말했으나, 그건 엄마가 이미 써두었다고 하니 선풍기를 추천했다) 건전지나 유에스비 케이블로 충전 가능한 작은 손선풍기가 있으면 바하마 거리를 걸어다니거나, 갑판 위를 산책할 때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디즈니 크루즈 앱을 다운로드해서 지금부터 사용하기를 추천한다. 아직 출항 전에는 출항일까지 카운트다운을 보여주고, 현재 예약한 항목을 확인하고 원한다면 예약 사항을 변경할 수도 있다.
승선을 한 이후부터는 배 안의 모든 이벤트와 디너 메뉴 안내, 승객들끼리 문자로 대화, 등등이 가능하므로 옵션이라기 보다는 필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2024년 5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