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을 쓰거나 과제 채점, 시험 출제, 등의 작업을 할 때 재즈 음악을 틀어놓고 일을 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너무 두드러지거나, 너무 많은 악기가 편성되어서 요란한 것 보다는 피아노 또는 기타 정도로 잔잔하게 연주하는 음악이 주의가 흐트러지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유튜브에서 스터디 뮤직 또는 카페 뮤직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면 두세시간 동안 계속해서 연주하는 가벼운 재즈 음악 영상이 많이 나온다. 화면은 정지된 예쁜 그림이거나 계절 풍경이 큰 움직임 없이 나오기 때문에 컴퓨터 모니터 한 쪽에 열어두면 창밖의 풍경을 보는 듯 해서 좋다.
그렇게 몇 번을 비슷한 음악 영상을 틀어놓으면 다음에는 유튜브가 먼저 “이거 볼래? 들을래?” 하는 듯, 비슷한 동영상을 띄워서 보여준다.
그렇게 우연히 뜬 동영상에 보이는 인물이 한국사람 같아 보이는데 채널 이름도 Sangah Noona 발음되는대로 읽어보니 상아 누나, 한국인이 분명한 사람이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위의 채널 링크를 따라가보면 상아 누나의 홈페이지, 여러가지 SNS 계정 주소 등이 나오는데 대략 훑어보기만 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릴 정도로 여러 가지 자료가 많다. 그 중에서도 그녀가 편곡한 악보가 관심이 간다.
재즈 피아노를 들으면서 일을 하다보면 나도 한 번 연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듯한 재즈 피아노 연주는 악보를 구하기도 어렵고 화성학 지식도 부족해서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했는데, 상아 누나 홈페이지에는 수많은 곡의 재즈 연주 악보가 있다. 물론 돈을 내고 구입해야 하니, 아직까지 구매를 하지는 않았다 🙂 언젠가는…
자신을 라운지 피아니스트라고 밝히는데,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대학까지 마친 후에 미국으로 왔다고 한다. 성인이 되어서 유학/이민을 온 사람 치고 그녀의 영어 실력은 아주 뛰어나다. 영어 뿐만 아니라 불어, 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보사노바는 포르투갈어로 불러야 제맛) 등 여러 가지 언어로 노래를 부르는데 참 듣기 좋은 목소리이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미국 동부 시간 저녁 8시에 유튜브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는데, 피아노에 노래까지 함께 부를 때도 있고, 연주 중간에 댓글을 읽으면서 구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음악 뿐만 아니라 언어적 능력도 보통 사람들 보다 높은 수준인 것 같다.
지금 현재 북버지니아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싱글인것 같고 부모님과 가족들은 지금도 한국에 사시는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곳도 몇 시간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버지니아 주이고, 미국 생활을 오래한 점도 비슷해서 나보다 열 살 쯤 아래인 것 같지만 어쩐지 동질감이 느껴진다.
거기에 더해서, 코난군의 아트 선생님과 생김새가 무척 많이 닮았다. 게다가 골든 리트리버종 강아지를 키우는 것 까지 닮았다.
아트 선생님으로부터 레슨을 받는 아이 가족이 어느날 우리집에 들른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마침 티비로 상아 누나의 재즈 음악 영상을 틀어놓고 있었다. 그 가족이 “아트 선생님과 닮았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나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보다.
8살 먹었다는 골든 리트리버 부부지는 상아 누나가 라이브 연주를 하면 얌전히 피아노 아래에 누워있다가 연주가 끝나면 간식을 한 개씩 얻어 먹으며 구독자들에게 얼굴을 보여준다.
아트 선생님댁 다섯살 먹은 아지도 아트 레슨을 하는 동안에는 테이블 아래에 누워서 얌전히 있다가 레슨이 끝나면 아이들과 놀고 싶어서 꼬리를 흔들며 들이대는데 품종이 같은 개라서 그런지 하는 행동이 비슷하다.
2024년 10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