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대로라면 2025년의 첫 월요일인 오늘 아이들은 개학을 해서 등교를 하는 날이다. 남편의 학교도 아직 개강은 안했지만 여러 가지 회의가 있어서 지난 목요일부터 출근을 했는데 오늘은 날씨 때문에 휴교령이 내려서 온가족이 집에 머물렀다. 사실 집밖으로 나갈래야 나갈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일요일 오후부터 눈이 내리더니 밤에는 눈이 비로 바뀌어 내리면서 눈과 비가 섞여서 얼었다. 나뭇잎은 탕후루 처럼 코팅이 되었고 집 외벽에는 고드름이 달렸다. 길에서 차고로 들어오는 길인 드라이브웨이에는 살얼음이 얼어서 아주 미끄러웠다. 그냥 눈만 내렸다면 제설기를 이용해서 눈을 치울 수 있었겠지만 표면이 얼음으로 코팅된 길은 삽으로 깨서 치워야 했다.
아마 전선도 이렇게 고드름이 달리면서 어디선가 끊어졌는지 새벽부터 정전이 되기도 했다. 휴대용 가스버너를 꺼내서 물을 끓여 커피를 마시고 후라이팬에 토스트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전기가 없으면 정수기 물을 받아 마실 수도 없고 간단하게 전자렌지에 음식을 데우는 것도 못하니, 아침은 토스트를 해먹고 점심은 가스 버너에 라면을 끓여 먹었다. 다행히 수도가 얼지는 않아서 식기세척기 사용은 못해도 손으로 설거지를 할 수는 있었다.
우리 동네 뿐만 아니라 웨스트 버지니아주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이웃 주 까지도 정전이 된 곳이 다수라고 하니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 전기로 난방을 할 수 없지만 단열시공이 잘 된 새 집이라 그런지 실내가 많이 춥지는 않았다. 저녁까지도 전기가 돌아오지 않으면 발전기를 돌려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오후 1시쯤에 전기가 돌아왔다. 전기가 들어오니 인터넷도 할 수 있고 샤워도 할 수 있고… 전기 덕분에 많은 것을 누리며 편하게 살았구나 하고 깨달았다.
이제 눈비는 그쳤지만 기온이 한낮에도 영하로 머무는 추운 날씨여서 아직도 도로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해, 아이들 학교는 내일도 휴교를 한다. 남편은 모든 회의를 온라인 화상으로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일 아침에 예약되었던 둘리양의 치과도 날씨 때문에 다시 약속을 잡아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온가족이 집에 있고 아직 길도 미끄러우니 나도 내일은 집에서 일을 하려고 한다. 우리 학교는 2주일 후에 개강이어서 이제부터는 개강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2025년 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