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양의 육상 대회 장면

둘리양의 육상 대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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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전인 5월 24일 토요일에 버지니아주의 수도인 리치몬드에서 중학생 육상 대회가 있었다. 버지니아 주에 살고 있는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기는 하지만, 블벅중 육상 팀에서는 버지니아주 상위 50위 안에 드는 기록을 가진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고 규칙을 정했다. 대회 참가비를 학교에서 지원하는 대신 참가 자격은 학교에서 정한 것이다.
참가비는 학교에서 지원하지만, 방학을 한 다음 날이서 학교 버스를 지원받지는 못했다. 우리 동네에서 리치몬드 까지는 약 세 시간 운전해야 하는 거리인데, 어떤 아이들은 금요일 저녁에 미리 가서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경기에 참가한다고 했다. 둘리양이 뛰는 100미터 허들은 아침 10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굳이 호텔에서 숙박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면 되어서 좋았다.

버지니아주 챔피언쉽 육상대회가 열렸던 리치몬드 경기장

아침 일찍 일어나 5시 30분쯤 집을 떠난 남편과 둘리양은 무사히 경기장에 도착했고, 나는 집에서 앱으로 이 두 사람의 실시간 위치를 보며 응원을 했다. 전자 장비로 측정한 경기 기록은 둘리양이 내게 전송해 주었다. 주 내에서 달리기 잘하는 아이들만 수십 명 모여서 하는 경기에서 중학교 2학년 (미국 학제로는 7학년) 의 나이로 11등, 13등을 했으니, 이만하면 내 기준으로는 아주 잘 했다.

100미터 허들에서 13등을 한 둘리양

같은 학교 선배인 클라라 양은 블벅중 교내는 물론 우리 지역에서 넘사벽으로 잘 뛰는 선수이지만, 주 전체 대회에서는 10위 안에 드는 정도의 성적을 남겼다. 큰물에 모이니 잘 뛰는 선수가 더 많아서 그렇다.
내년에 둘리양이 중학교 최고 학년이 되면 지금보다 더 나은 기록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악기를 연주하는 밴드에서는 연습을 많이 한 만큼 내년이면 1번 자리를 맡게 되겠지만, 운동 경기는 연습량과 경기 기록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체력과 체형이 달라질 수도 있고, 나이는 어려도 달리기는 더 잘하는 후배 선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

300미터 허들 경기에서는 11등을 했다

둘리양은 이 대회에서 자신의 개인 기록을 갱신했다며 기뻐했다. 등수 보다도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에 의미를 부여하는 둘리양의 마음가짐이 훌륭하다.

버지니아주 중학생 육상대회 장면과 블벅중학교에서 개최했던 지역 대회 장면

2025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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