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즌 비 멎어 가고 시냇믈이 맑아 온다
배 떠라 배 떠라
낫대를 두러 메니 깊은 흥을 금(禁) 못 할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첩장은 뉘라셔 그려낸고
년닙헤 밥 싸 두고 반찬으란 쟝만 마라
닫 드러라 닫 드러라
청약립(靑蒻笠)은 써 잇노라 녹사의(綠蓑衣)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한 백구는 내 좃는가 제 좃는가
마람 닙헤 바람 나니 봉창(蓬窓)이 서늘코야
돋 다라라 돋 다라라
녀름 바람 정할소냐 가는 대로 배 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북포(北浦) 남강(南江)이 어데 아니 됴흘리니
믈결이 흐리거든 발을 싯다 어떠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에 가쟈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플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楚江)에 가쟈 하니 어복충혼(魚腹忠魂) 낫글셰라
석양이 좋다마는 황혼이 갓갑거다
배 세여라 배 세여라
바회 우희에 굽은 길 솔 아래 빗겨 잇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수앵성(碧樹鶯聲)이 곧곧이 들리나니
와실(蝸室)을 바라보니 백운이 둘러 잇다
배 부쳐라 배 부쳐라
부들 부채 가로 쥐고 석경으로 올라가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漁翁)이 한가터냐 이것이 구실이라.
—고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중에 여름노래 (夏詞)
브로드 리버에서 카누타는 모습입니다.
자칫 균형을 잃으면 배가 뒤집어지기 때문에 노를 젓다말고 사진을 찍고 찍히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보시는대로 김박사가 뒤에 앉아서 방향을 조절하고, 보영은 앞에서 팔뚝 근육을 좀 키웠더랬습니다.
비가 온 뒤라 아무도 없는 강은 무척 조용하고 한가로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