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방문기 제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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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문기 제 6편: 17대 총선과 시댁나들이

너무나 좋았던 한국방문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하여 방문기를 써보려 합니다. 읽어보시고 첨삭이 필요한 부분은 친지 여러분께서 또한 올려 주시길 바랍니다. 아참, 그리고 보다 진솔한 글쓰기를 위해 존댓말을 쓰지 않는 점을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___^

내 남편은 노무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이다. 지난 겨울 대선때는 아침저녁으로 한국신문과 정치관련 싸이트를 섭렵하며 노무현을 응원하고,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국제전화를 해서 소중한 한 표를 부탁하기도 했었다. 투표일 바로 전날밤, 정모씨가 배신을 때렸을 때와 개표가 시작되었을 때는 밤잠을 제대로 못자며 인터넷을 주시할 정도로 남편은 물리학과는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한국 정치에 대해, 그리고 한국 사회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한국엘 다녀가려고 비행기표를 사두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중에 탄핵 사건이 터졌다. 나쁜 돈 팔백 원 먹은 사람들이 백 원 먹은 사람에게 물러나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잘못했다고 곱게 빌면 봐주려했는데 태도가 불량해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뭐, 잘못한 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말이 되지만, 그렇다고 백 원 먹은 나쁜 사람이 나간 자리를 팔백 원 드신 분들이 차지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웃을 엉터리 논리가 아닌가 말이다. 우수한 두뇌의 한민족 대부분은 그래서 총선에서 복수하겠다고 다짐들을 하는 분위기였다.

나역시 열받은 마음을 삭히며 한국에서 모처럼 한 표를 행사하리라 다짐을 하고 잘 생각해보니, 내 투표권은 이젠 더이상 일산갑이 아니고, 마산갑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참, 그랬지… 내가 이젠 시집을 간 몸이지… 뭐, 투표를 위해서 마산엘 내려가는 것은 그리 문제가 아니었으나, 한국에 들어간 첫 주에 비자 수속과 관련된 일을 끝내고 주말에 시댁에 인사드리러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리고 일산에 올라왔다가 투표를 하러 다음 주에 또 내려간다…? 그리고 미국가기 전 마지막 주말엔 또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렇게 되면 매주 주말마다 마산엘 다녀와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

남편이 부모님께 양해를 구했으니 걱정하지 말고, 총선날에 시댁엘 다녀오라고 했다. 나는 남편 말씀에 순종하는 아낙이므로 (ㅎㅎㅎ)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시부모님께 죄송하긴 했으나, 당신 아들이 한국정치에 대해 가진 열정을 충분히 아시는 분들이라, 혹시 밉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들지 않았다.

그래서 4월 15일 아침, 나와 큰시누이는 마산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투표장에서 신분 확인을 해야하므로 여권도 잊지 않고 챙겼다.

아침 일곱시에 졸린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고 고속터미널에 나타난 시누이가 무척 안쓰러웠다. 나만 아니었다면 모처럼 공휴일에 늦잠이나 실컷 잘 수 있었을텐데… 그래도 내가 한국에 왔기 때문에 서울에서 기권하고 말았을 시누이의 한 표를 벌었다는 생각에 내심 기쁘기도 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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