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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라구아디아 공항에 내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주가 지나가고 다시 조지아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방학 동안 원대했던 포부를 다 이루지는 못했지만 (연말이라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모두 매진이었고, 쓰려던 페이퍼도 절반 밖에 못썼고, 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운동도 많이 못했고…),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나, 함께 있으나, 변함없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응원은 앞으로도 계속되겠죠.

오늘은 김밥 도시락을 넉넉하게 싸와서 BNL의 남편 동료들과 나눠먹고, 보스에게 작별 인사도 했습니다. 그렉 홀 박사님은 언제봐도 다재다능하면서 인자하신 분으로, 우리 부부에게 귀감이 되실만한 분이셨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과학자인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취미와 예술적 조예가 깊으신 점에서, 남편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았습니다. 또한, 가정에 충실하고, 아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점은 남편이 앞으로 두고두고 본받아야할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파와 자동차로 뒤엉킨 거리, 높은 빌딩, 약간은 너저분한 지하철과 기차… 그리고 정말정말 추웠던 날씨로 기억되는 맨하탄도 잊지 못할 추억의 한 부분입니다. 문화생활을 즐길 기회가 많고,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생활을 만끽할 수 있어서 뉴욕과 같은 대도시 생활이 즐겁다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저나 남편은 역시나 한적하고 조용한 전원생활이 더 좋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연말의 타임스스퀘어 광장은 종로의 보신각을 떠올려 주었고, 브로드웨이 티켓 박스는 대학로 거리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경복궁 박물관을 기억나게 해주어서, 마치 서울에 와있는 듯 향수를 달랠 수 있었습니다.

펑펑 눈내리는 길을 드라이브하다가 차가 미끌렸던 아찔함과, 노을지는 골프 코스를 걸었던 것,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영화 ‘명탐정 코난’을 원없이 실컷 봤던 것… 등등의 추억을 뒤로하고, 내일 부터 조지아의 바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내려가면 당장 월요일부터 교수님들과 회의가 연달아 잡혀있고, 버지니아로 인터뷰 여행을 하룻밤 동안에 다녀와야 하고, 강의와 교생실습 지도 등등의 산더미같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며칠 전까지는 그 생각을 하면 서글프기도 했지만, 이제 막상 코앞에 닥치니 다시 흥분이 됩니다. 이번 학기에는 또 어떤 학생들을 만나고, 교수님과 어떤 연구를 하게 될까? 졸업과 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을 새로이 겪게 될까?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 깊은 곳에서 윙~ 하고 모터가 돌아가며 워밍업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럼 조지아에서 다시 뵙도록 하죠.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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