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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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남편을 공항 버스에 태워보내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논문 마무리와 강의, 조교일 등등으로 바빠서 버지니아로 이사하는 것은 아직 먼훗날의 일이라고 느껴지는 저를 돕기 위해 남편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조지아로 내려왔더랬습니다. 같이 아파트를 보러 다니고, 계약을 하고, 여기서 이사나갈 계획도 다 세워놓고, 그렇게 사흘을 삼십일 처럼 분주하게 보내고 각자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새삼스레 남편이 고맙습니다. 제가 아무 걱정없이 공부와 직장에 전념할 수 있는 데에는 남편의 도움이 무척 컸습니다. 얼마 안되는 두 사람의 월급으로 생활비를 관리하고, 세금이며 각종 공과금과 행정 문제를 도맡아서 꾸려나가는 남편이 없었다면 오늘의 제가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보통은 아내가 살림을 도맡아 꾸리고, 남편은 기껏해야 틈날 때 가사를 “도와” 주는 것만으로도 생색을 낼 법 하지만, 제 남편은 여지껏 단 한 번도 제게 생색을 내거나 투덜거리지 않고 묵묵히 제 뒷바라지를 해주었습니다. 이번 삼 일 동안에도 눈썹이 휘날리게 바쁜 저를 위해 집안 곳곳이며 컴퓨터 등등을 보살펴주었습니다.

아… 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요…
저는 돈 잘 버는 남편도, 부잣집 아들인 남편도, 그 어떤 잘나가는 남편도 부럽지가 않습니다.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고 저를 사랑하는 김박사가 있으니까요. 아마 김박사 역시, 제가 교수 박사가 되어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기 때문에 저를 사랑한다고 믿습니다. 아니,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큰 의지가 될 수 있겠죠.

이제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열심히 살다보면, 곧 다시 함께 살게될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제 졸업식에 다시 내려올 남편이 지금부터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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