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

촘스키, 핀터 등 “레바논을 위한 ‘게르니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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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지식인 18명 “팔레스타인 실체를 끊임없이 알려야”

어느덧 교전 한 달째를 맞고 있지만, 휴전이 난망한 레바논 상황을 보며 세계 유명 작가들이 펜대를 들었다. 노암 촘스키, 해럴드 필터 등 18명은 공격받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를 외면하는 서구 국가들의 분위기를 설명하며 “이런 사실들이 분명하게 얘기되고 당당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쓴 편지는 르몽드, 엘 빠이스, 인디펜던트, 라 리퍼블리카 등에 실려 전 세계에 전달될 계획이다. 다음은 이 편지의 전문.
  
  지식인 18인의 편지
  
  이 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에서 선량한 시민인 의사와 그의 동생을 납치했을 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의 최근 판(chapter)이 시작됐다. 이 사건은 터키 언론을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보도하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 병사를 포로로 잡아간 것은 바로 다음날이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붙잡아간 포로들과 교환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감옥에는 어림잡아 1만 명의 포로가 갇혀 있다.
  
  이스라엘 군대가 웨스트뱅크 지구를 불법적으로 차지하고 있고 그 지역의 자원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개탄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정도로 여겨지는 반면에 팔레스타인 군의 ‘납치’는 도를 넘은 행위로 여겨지는 상황은, 지난 70년 동안 팔레스타인 문제와 직면하면 여지없이 드러나는 서구의 이중 잣대의 전형이다.
  
   무도(無道)는 분노를 낳았고, 대충 만들어 쏘아올린 미사일은 정교한 미사일 쪽으로 날아갔다. 최근 들어 그들이 찾아낸 과녁은 기득권을 다 빼앗기고도 언젠가 한번은 ‘정의’라고 부르는 가치가 자신들을 찾아오리라 기다리는 번잡하고도 불쌍한 인생이다. 대충 만든 것이든 정교한 것이든, 미사일이 사지들을 찢어발긴 순간을, 전쟁에 익숙한 야전 사령관이 아니고서야 어찌 잊으랴.
  
   도발과 그에 맞서기 위한 도발을 두고 논전이 벌어졌고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이같은 논전도, 비난도, 투표도 결국은 팔레스타인이란 나라를 한 순간에 없애버리려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 군대 장기주둔과 경제적, 지정학적 실행들로부터 국제적 관심을 돌려놓기 위한 것일 뿐이었다.
  
  이런 사실들이 분명하게 얘기되고 당당하게 밝혀져야 한다. 잘 알려지지 않고 은밀하게만 얘기되는 것이 관행이라지만, 우리는 상황의 실체가 끊임없이 인식돼야 하고 지속적으로 저항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신: ‘아르나의 어린이들’이란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독인 훌리아노 메르 카미스는 “누가 레바논을 위해 ‘게르니카’를 그리냐”고 물었다. (편집자주: ‘게르니카’는 피카소가 스페인 내란 중 프랑코를 지원하는 독일의 무차별 폭격에 분노하여 그린 그림이다.)
  
  존 버거 (비평가, 대표 저서 ‘본다는 것의 의미’)
  노암 촘스키 (MIT 교수, ‘숙명의 트라이앵글: 미국’)
  해럴드 핀터 (노벨문학상 수상자, ‘노 맨스 랜드’
  호세 사라마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 ‘블리문다’, ‘눈 먼자들의 도시’)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작가, ‘불의 기억’)
  아룬다티 로이 (부커상 수상자, ‘작은 것들의 신’)
  나오미 클라인 (언론인, ‘노 로고’)
  하워드 진 (보스턴대 명예교수, ‘전쟁에 반대한다’)
  찰스 글라스 (언론인, ‘Money for Old Rope’)
  리차드 포크 (언론인, ‘The Great Terror War’)
  고어 비달 (소설가, ‘도시와 기둥’)
  러셀 뱅크스 (소설가, ‘The Angel on the Roof’)
  토마스 케넬리 (소설가, ‘쉰들러 리스트’)
  크리스 아바니 (소설가, ‘Becoming Abigail’)
  캐롤린 포르셰 (시인, ‘Blue Hour’)
  마르틴 에스빠다 (시인, ‘A Mayan Astronomer in Hell’s Kitchen’)
  제시카 하게돈 (소설가, ‘Dream Jungle’)
  토니 모리슨 (노벨문학상 수상자, ‘내 사랑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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