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과 화요일이 일주일 중에 제일 일이 많고 바쁜날이다.
그래서 수요일엔 웬만하면 집에 머물면서 급한 이메일 체크 정도의 일만 하고, 지난 이틀 동안 돌보지 못한 집안 일 – 청소나 부엌 정리 등을 하려고 한다.
어제도 그런 수요일.
청소기를 한참 밀고 있는데 딩동~ 하고 나를 부르는 페덱스 배달 아저씨.
평소에 영민이 아빠가 인터넷으로 컴퓨터 부품이라든지, 자잘한 물건을 자주 주문하기 때문에, 평소에 나는 영민 아빠 이름으로 배달된 소포는 거의 열어보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제는 뜯기도 어렵게 단단히 봉인된 상자를 열고, 그 안의 봉투도 열어서 내용물을 꺼내보고 싶었다.
마지막 포장을 열자, 이게 웬 우리집과 어울리지 않는 고급스런 가죽 케이스란 말인가!
게다가 비단 리본까지 떠억 하니 달고서 말이다.
일단, 우리집 주소로 배달된 것이 맞는지 먼저 확인했다.
주문한 사람이 영민이 아빠인 것도 한 번 더 확인했다.
그리고 케이스를 열었더니 은인지 뭔지 하얗게 반짝거리는 링 귀걸이가 짜잔~ 하고 내게 인사를 했다.
도대체 이게 웬 해괴한 일인가…!
영민아빠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도대체 저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물었더니, 겸연쩍어 하면서 인터넷 어디 싸이트에서 싸게 세일을 한다길래 나를 위해 주문한 백금 귀걸이라고 한다.
사람 참… 생전 안하던 짓을 다 하고…
하긴, 나도 왠일인지 그 소포가 열어보고 싶더라니…
어쨌든, 깜짝선물 놀이 즐거웠고, 내 마음에 드는 예쁜 귀걸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