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날 뻔 했다…
아주 적절한 시기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사발만한 와인 잔을 들어 건배!
학생들은 숙제를 제출하고 이미 집으로 떠났거나, 친구들과 방학을 즐기고 있는 듯 하다.
우리 교수들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지금 내 오피스에는 60여 개의 포트폴리오 바인더가 쌓여있고, 방문 밖에 20개가 더 있다.
포트폴리오라 함은 그 안에 교육계획안이 10개 이상 들어있고, 기타 다른 채점을 요구하는 종이쪼가리가 적게는 수 십, 많게는 백 페이지도 넘게 들어있는 공포의 묶음이다.
그리고 내 책상 위에는 20명 교생들의 실습 평가와 관찰, 일지, 등등의 서류가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으며, 한 학생 당 70개 항목 곱하기 20명 의 평가 결과를 컴퓨터에 입력해야 하니, 수 천 번의 클릭질이 예상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위의 모든 일이 이번 주 안으로 끝나야 한다는 것.
오피스 문을 안으로 걸어잠그고 손에 불이 나도록 채점을 해도 시간이 모자란데, 그 와중에 숙제 하나 빼먹은 학생, 말도 안되게 엉뚱하게 해서 낸 학생, 정말 중요한 서류를 안 낸 학생 등등이 내 인내심을 시험한다.
등허리도 뻐근하게 아프고, 화장실과 점심 해결도 제 때 못하면서 채점을 하다가 그런 불성실한 숙제를 맞닥뜨리면,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다… 아름답지 못한 언어가… %#@$*&%@!!!!!
아마도 이런 고통의 나날을 감안하여 예수님은 다음 주에 오시기로 했나보다.
사랑으로 자신을 핍박하는 자 까지도 감싸안은 그 분을 본받아, 나도 꾹 참으며 다시 채점을 해야겠다.
흠, 위의 글을 올린 다음 날, 나와 함께 교생실습 지도를 했던 강사 (Adjunct Faculty, 한국에서 시간강사와 비슷?) 아줌마 때문에 뒷목 잡고 쓰러질 뻔 한 일이 있었다.
학생도 아닌, 동료 강사가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며 해야할 일을 전혀 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It shell also come to pass)” 라는 말은 진리여서…
금요일에 모든 성적을 마감해서 제출하고, 소복소복 쌓이는 눈을 바라보며 한 학기가 끝났고, 한 해가 지나가는 것을 자축하고 있다.
이제 무릎팍 까지 쌓인 저 눈을 치우고, 한국갈 준비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