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엄마의 저녁상 차리기: 잡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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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수요일은 저녁 시간이 바쁜 날이다.

코난군 아범이 저녁 강의가 있기 때문에, 내가 코난군을 픽업하고 집에 와서 식사 준비를 혼자 해야하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며칠째 방치된 시금치 다발을 꺼내서 씻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봉지에 담아 파는 시금치는 너무 부드러워서 샐러드로만 먹어야지, 잡채나 무침으로 만들면 곤죽이 되기때문에 늘 단으로 묶어서 파는 것을 산다. 그런데 이건 흙을 씻어내는 것이 귀찮아서 이렇게 바쁜 날이 연속될 때는 냉장고에서 그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시금치를 씻고, 당근와 양파를 썰고, 어묵도 길게 썰었다. 마른 표고버섯은 급하게 불리려면 물을 붓고 전자렌지에 1-2분 정도 돌리면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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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닭가슴살을 해동해서 썰었다. 음식 준비를 하면서 설겆이 거리를 되도록이면 덜 만들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고기를 썰자마자 후라이팬에 바로 담았다. 고기를 맨 마지막에 썰은 것도, 채소를 먼저 썰었던 칼과 도마를 씻지 않고 그대로 쓰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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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볶으면서 당면을 데칠 물도 끓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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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달라는 코난군의 부탁도 들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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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전에 단 것을 먹으면 입맛이 떨어진다고들 하지만, 식성이 까다롭고 예측 불가능한 코난군은, 그때그때 자기가 먹고싶다는 것을 바로 먹도록 해주는 것이 그나마 음식을 많이 먹게 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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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볶으랴, 당면 삶으랴, 눈썹이 휘날리게 바쁜 와중에 “엄마~”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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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으로 게임을 할터이니, 남은 아이스크림은 엄마더러 처리하란다. 이럴 때 아빠가 집에 있으면 내가 한결 덜 바쁠텐데… 이런 것이 수요일 저녁의 분주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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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만 볶아서 덜어내어놓고, 나머지 채소는 익는 시간을 고려해서 시차를 두고 한 가지씩 추가하면서 볶아주었다. 이렇게 하면 훨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 날은 당근과 양파를 먼저 볶다가, 한 김이 들었다 싶을 무렵에 버섯과 어묵을 넣고, 가장 마지막에 시금치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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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볶는 중간에 당면삶은 것을 헹구고 건지고 하다보니 채소가 조금 과하게 익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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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양념을 하고 다 볶아놓으니 그럭저럭 맛있어보인 것은… 내 자만심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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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만들게 되어서, 오늘 저녁 식사는 물론이고, 내일 도시락도 이걸로 먹고, 그래도 남는 것은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잡채볶음밥이 땡기는 날에 활용하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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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가슴살 볶은 것도 양이 많아서 이렇게 따로 덜어두었다가 코난군을 위한 볶음밥을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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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해서 자동차의 시동을 끄면서 확인했던 시각이 여섯시, 그리고 코난군과 놀아주면서 잡채 한 솥을 다 만들고나니 일곱시가 되었다. 설겆이는 요만큼 밖에 안남았고, 지금부터 밥상을 차리기 시작하면 코난군 아범이 마치맞게 귀가해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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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눈썹이 휘날리는 현장에서 소년공원이었음!

2011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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