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하우스 짓기 두 번째 글

 2,741 total views,  1 views today

코난군은 만 3세이고 에릭슨의 주도성 단계에 속한다. 즉, 무엇이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신의 힘으로 하는 것을 원하는 특성이 있다. 게다가 아빠가 짓고 있는 건 바로 자신만의 놀이터가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아빠가 도와달라고 하면 언제라도 달려와서 제법 제 몫을 하곤 했다.

18.jpg 아빠 뭐해?

19.jpg

아빠가 나무를 나르는 동안 나는 부품을 옮길께요.

20.jpg열심 열심

21.jpg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덱을 완성한 다음에는 집을 지어올릴 차례이다. 나무로 뼈대를 짓고 판자로 벽을 막는 것이 순서다. 뼈대를 세우는 과정에서 창문과 출입문의 위치도 정해진다. 우리집이 마주 보이는 방향으로 큰 창문을 내고, 사다리로 덱에 올라오는 곳에 코난군의 신체 싸이즈에 꼭 맞는 귀여운 문을 만들기로 했다. 나머지 두 면은 이웃집과 가까운 쪽이라 일부러 창문을 내지않기로 했다.

22.jpg 뼈대를 세운 모습

23.jpg 코난군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좁은 문

24.jpg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25.jpg 판자로 벽을 막고 있는 중

26.jpg

지붕은 앞이 높고 뒤가 낮게 기울기를 주었다.

지붕을 마감하는 것은 위험하기까지한 고난도의 작업이었다. 나무 판자로 속지붕을 덮은 다음에는 바깥쪽에 눈과 비로부터 집을 보호해줄 수 있는 소재로 다시 덮어야 한다. 지붕에 빗물이나 기타 습기가 오래 머물러있지 않도록 하려고 지붕에 기울기를 주었더니 올라가서 작업하기가 조금 더 어려웠다. 그러나 다 완성하고보니 초록색 지붕이 나무의 푸르름과 잘 어우러져서 고생한 보람이 느껴졌다.

(글을 쓰다보니 편의상 일인칭을 쓰고있지만, 이 모든 고생은 코난군 아범이 감수한 것이다. 다시한번 그의 아들 사랑에 감사하는 바이다 ㅎㅎㅎ)

27.jpg 지붕을 덮고 있다.

28.jpg 깔끔한 초록생이 주변 나무와 잘 어울린다. 그러고보니 울엄마가 좋아하시는 빨간머리 앤이 살던 초록지붕 집이 연상되어 즐겁다.

29.jpg 지붕을 고정하기 위해 특수한 못을 박고 있다.

30.jpg
지붕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도록 높다. 아들을 위해 이런 위험도 기꺼이 감수하는 눈물겨운 아빠의 사랑!



32.jpg

벽과 지붕이 다 마감되니 제법 집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 세부적인 액세서리를 달 차례이다. 사다리를 오르내릴 때 의지할 수 있는 손잡이를 달고, 암벽등반을 위한 절벽과 미끄럼틀도 달았다. 그리고 코난군 아범의 허리를 이틀간 고통에 기달리게 했던 스파이더맨 그물벽도 설치를 했다. 사실 기성품으로 구입했더라면 작업하기엔 간편했겠지만, 코난군의 손과 발 크기에 안성마춤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암벽등반 절벽도 코난군의 키와 대군육 운동 능력을 고려해서 맞춤 제작을 한 것이다.

“수제품”, “홈메이드”, “아빠표(혹은 엄마표)” 라고들 이름붙이며 사람들이 추앙해마지않는 것은 이런 이유인가보다. 세상에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해, 그의 취향과 능력과 싸이즈를 고려해서 만든 것이기에, 값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소중한 물건이 탄생되니까 말이다.

우리 부부가 트리하우스를 계획하고 짓는 동안, 코난군의 여러 가지를 참으로 자주 많이 생각하고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러니까 아빠가 지은 트리하우스는 코난군만의 훌륭한 놀이터가 아니라, 아빠 엄마의 <자식 탐구생활 프로젝트> 였나보다.

31.jpg

지붕 색깔과 맞춘 사다리 손잡이

34.jpg 습기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재료로 만든 암벽등반 절벽

35.jpg 직접 엮어서 만든 그물벽

36.jpg 안풀리도록 안전한 매듭법을 배우기위해 열공했다.

37.jpg 마무리된 그물의 가장자리에서 한땀한땀 엮은 장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38.jpg 보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균일한 그물의 간격을!

페인트 칠을 하고 놀이시설을 부착하니 벌써 완성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집의 외부벽은 우리집과 똑같은 색으로 칠하고 창틀과 기둥은 자연과의 조화, 세부 부품 (손잡이나 미끄럼틀, 그리고 지붕)과의 조화를 고려해서 녹색으로 칠했다. 이제 남은 것은 소방관이 잡고 내려오는 기둥을 단단히 고정시키고, 그네를 달고, 창문과 출입문을 설치하고, 난간을 붙이는 것이다.

39.jpg 제법 왼성도가 보이는 트리하우스

40.jpg 이쪽에는 그물을 엮어서 난간을 붙일 계획이다.

앞으로 일이주일 안에 모든 세부 공정이 일차적으로 마무리될 것 같다.

굳이 “일차적”이라고 한 이유는, 장기적으로 코난군이 자라감에 따라, 트리하우스에서 건너편 나무까지 외나무 다리도 설치할 계획이 있고, 또 창문과 우리집 까지 간식을 전달할 수 있는 작은 케이블 바구니 (?? 케이블 카라고 하기엔 사람이 탈 수 잇는 규모가 아니라서 그렇게 이름지었다.) 도 달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일차 공정이 끝나면 날씨 좋은 날을 택해, 코난군의 친구들 (혹은 아빠 엄마의 친구들과 그의 아이들)을 초대해서 완공기념식 (이라고 쓰고 파티라고 읽는다) 을 개최할까 한다. 테이프 절단식도 하고, 옆이 있는 피크닉 테이블에 간단한 음식도 준비해서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고, 어른들도 즐거운 여름 한나절을 즐기면 참 좋겠다.

Related Posts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