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에 넣을 야채는 장을 봐와서 시간이 날 때 – 주로 주말동안에 – 씻어서 손질해두면 이렇게 바쁘게 조리할 때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아주 조금 남은 재료라도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여러 모로 이득이다.
오늘의 된장찌개는 삐 플러스 급은 된다. 감자, 양파, 호박, 두부, 고추, 그리고 더이상 보관하면 안좋을 것 같아서 느타리 버섯을 잔뜩 넣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코난군이 김치부침개를 잘 먹던 것이 생각나서 새우를 다져넣고 김치부침을 부치기로 했다. 마침 덜어놓고 먹던 김치가 반찬통에 남아있어서, 그릇 채로 흐르는 물에 헹궈서 매운 양념을 덜어냈다. 이 그릇에다 부침개 반죽까지 할터이니, 불필요한 설거지를 한 번 줄인 셈이다.
냉동 새우를 해동하는 것도, 굳이 새 그릇을 꺼내쓸 것이 아니라, 찌개에 넣고 남은 두부통에 물을 받아 담궈놓으면 설거지가 한 번 줄어든다.
잘게 썰은 김치와 새우를 넣고 부침가루와 감자가루를 반씩 넣어 부침개 반죽을 만들었다.
부침개를 부치면서 콩나물을 볶고, 찌개는 조금 더 끓이는 동안에, 불에서 덜어낸 압력솥에서는 아직도 증기가 빠지고 있는 중이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거의 50분인데, 사실 중간에 코난군이 응가를 하지 않았거나, 코난아범이 윗층에서 가구 조립을 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10분 정도 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한 번의 설거지 절약 팁:
콩나물을 볶아낸 후라이팬을 키친타올로 대충 닦아내고 거기에 내일 도시락을 위해 밥을 볶을 예정이다. 일단은 저녁밥상을 차리는 것이 급선무이므로 렌지에 불을 끄고 보온밥솥에 있던 밥을 덜어놓기만 했다.
냉장고에 있던 불고기 반찬을 덜어서 전자렌지에 데우고, 당근과 샐러리도 접시에 옮겨 담았다.
김치새우 부침개는 두 장을 부쳤는데, 하나는 접시에 담고, 나머지는 아직도 온기가 남은 후라이팬 위에 있다. 전기 렌지는 불을 끄고도 열기가 꽤 오래 남아있기 때문에 나중에 두 번째 부침개를 여전히 따뜻하고 바삭바삭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
코난아범을 도와서 조립할 가구를 윗층으로 운반하다가 살짝 타버린 콩나물 볶음…
김이 다 빠진 솥을 열고 현미밥을 퍼담았다.
남은 밥은 아까 비워낸 전기보온밥솥에 옮겨 담아놓으면 내일 저녁밥은 이걸로 해결이다.
밥솥은 매번 세제를 이용해서 꼼꼼히 설거지를 할 필요가 없다. 솥의 겉면은 밥을 짓는 동안 젖은 헹주로 닦아주면 반짝반짝 윤이 나고, 다 비운 솥의 안쪽은 이렇게 물에 불려놓았다가 세제없이 수세미로 한 번 문질러 주기만 해도 다시 쓰기에 충분히 깨끗하다.
이제 밥상이 다 차렸졌고, 시각은 7시 10분, 집에 도착한지 꼭 한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 가구 조립이 덜끝난 남편이 내려오질 않아서 기다리는 동안에 내일 도시락을 준비하기로 했다. 전날 먹고 남은 불고기와 채소를 넣고 볶음밥을 할 예정이다.
후라이팬과 볶음주걱은 따로 설거지를 한 것이 아니고, 아까 콩나물을 볶던 것을 대충 닦은 것이다.
볶음밥과 멜론을 담은 코난아범의 도시락
볶음밥이 조금 모자랄 것 같기도 하고, 현미밥이 먹고 싶기도 해서, 밥과 반찬을 따로 담은 내 도시락
사이좋은 도시락 가방 커플
저녁식사를 하고…
설거지와 부엌 정리를 마친 다음엔 고추장아찌를 담궜다. 잘 씻은 풋고추를 포크로 찔러서 10:1 비율의 팔팔 끓인 소금물에 잠기게 담고 10일이 지나면 알맞게 절여진다. 거기에 고추장과 물엿을 넣어 무치면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된다. ^__^
이렇게 이 날의 저녁 부엌일은 모두 끝났다. 소요된 시간은 두어시간 남짓?
이만하면, 살림살이 경력 10년 이라는 이름표가 부끄럽지는 않을 듯 하다.
2012년 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