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날은 씨월드에 갔다가 잭슨빌 이라는 도시에 예약해둔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다시 여덟 시간을 더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부쉬가든과 씨월드는 같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공원이라 그랬는지, 두 군데 모두 세서미 스트릿 캐릭터가 출몰했다.
부쉬가든에서 기년품으로 사입은 엘모 스웨터를 입고 갔는데 마침 엘모와 다른 캐릭터가 있어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 때부터 코난군은 만화영화 캐릭터와 가까이 서서 사진 찍는 것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엘모의 털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엘모가 자기 어깨에 손을 올려도 아무렇지도 않을 만큼 용감해진 것이다. 게다가 씨월드에서는 이렇게 캐릭터와 사진을 찍는데에 돈을 따로 받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를 빼놓지 않고 다 함께 사진을 찍었다.
물개와 바다사자의 쇼를 구경하고…
큰 고래의 쇼도 보고…
상어를 전시한 곳도 돌아보고…
수족관도 보고… (전날 먹은 일식집의 새우요리를 기억해내는 코난군)
씨 드래곤 이라고 하는 이 물고기는 얼핏 보면 해초처럼 생겼다.
또다른 종류의 씨 드래곤
물 속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도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해파리를 영어로는 젤리피쉬 라고 하는데, 사람 피부에 쏘이면 쓰라리고 아프다는 것을 코난군을 어디서 들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편도 운전 12시간 거리를 일주일간 다녀온 가족여행이었다. 둘리양이 태어나기 전에도 이 정도 거리와 규모의 여행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겨우 10개월이 된 둘리양까지 함께 장거리 여행을 다녀온 것이 꿈만 같다.
멋진 집을 사서 살고 있는 친한 후배네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고, 또 사람을 좋아하고 아주 건강한 둘리양이었기에 시도한 것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떠나기 전에 청소를 깨끗이 해두고 와서 더욱 아늑하고 편안했다. 2012년을 보내는 마음으로 냉장고도 모두 비우고 떠나왔던 터라, 장을 봐서 새로 채워넣고, 아이들은 개학을 해서 어린이집에 보내고, (코난군은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하더니, 레드룸에 들어가자마자 절친들이 다가와서 격한 포옹으로 맞아주었고,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남편도 개강 준비를 위해 출근하고, 나는 여행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2013년 새 해가 밝았다.
새해에도 늘 그래왔듯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열심히 살기로 결심한다.
2013년 1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