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중이긴 하지만 지난 주부터 다음주까지 우리 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가 있어서 나는 일주일에 서너 번 출근을
하고 있다. 이번 학년도에 새로이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학칙이나 전공 관련 사항을 알려주고, 첫 학기 강의계획표를 짜고 온라인
등록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출근해서 한가롭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못되므로, 남편이 강의가 없는 날에는 아이를
집에 두고 출근하고, 월요일과 수요일에 오리엔테이션 날짜가 겹치면 베이비시터 Abby네 집에 코난군을 데려다주고 출근한다.
오늘 월요일은 코난 아범 강의가 있어서 코난군은 에비 와 함께 하루종일 지내야 하는 날이다. 지난 번 에비와 놀았던 것이 무척 재미있었는지, 코난군은 주말부터 내내 월요일을 기다려왔다.
월요일 아침, 두 아이들을 각기 다른 곳에 맡길 준비하랴 (둘리양은 어린이집, 코난군은 베이비시터네 집), 내 출근 준비하랴, 그 와중에 코난군과 코난아범의 도시락까지 싸는 것이 가능한 내 자신의 능력이 뿌듯한 아침이었다.
코난아범의 도시락 반찬이 모두 이미 만들어둔 것이거나 냉동식품이었던 것은 뿌듯하지 않았다… ㅎㅎㅎ
잡곡밥에 마늘종 장아찌, 지난번 먹고 남은 보쌈고기 부침, 그리고 냉동 김말이 반찬이다. 사과와 포도는 후식이다.
도시락 준비하면서 둘리양 아침밥도 먹였다. 요 녀석은 아빠와 함께 있을 때는 상당히 독립적인 척 하다가, 엄마가 일단 시야에 들어왔다하면 안아달라고 엄마 종아리를 붙잡고 늘어지는데, 그걸 질질 끌면서 부엌일을 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코난군이 하루종일 먹을 도시락이다.
땅콩버터만 바른 샌드위치는 직사각형으로 자르고, 땅콩버터와 포도잼을 함께 바른 것은 세모모양으로 잘라서 먹고싶은 것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했다.
미
국 사람들은 각종 앨러지도 많고, 또 문화가 그래서인지, 자기가 먹을 음식을 남과 함부로 나누어 먹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밀한 사이에는 깨끗한 포크를 이용해서 다른 사람의 음식을 맛보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 과자인 빼빼로와 초코파이는 에비 와 함께
나누어 먹으라고 넉넉하게 넣고, 과일과 치즈, 음료수는 코난군 것만 챙겼다.
2013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