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한국 음식이 최고지!

Loading

동생 부부가 미국에 오기 전에,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았는데, 둘 다 서양음식을 좋아한다고 대답했었다.

나는 내심, 좋기도 했고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다. 좋았던 이유는, 미국식 상차림은 손이 덜가고 만들기가 무척 쉽기 때문이었고, 실망스러웠던 이유는, 그만큼 내 실력발휘를 할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재료를 씻고, 썰고, 양념하고, 무치거나 볶거나 졸이거나, 하는 복잡다단한 과정을 거쳐야만 만들어지는 한국음식은 그만큼 깊은 맛이 나고, 또 한국사람 몸에서 수월하게 소화흡수가 되는 건강식이다.

동생이 도착한 다음날부터 끼니마다 서양음식을 먹은지 한 사흘쯤 지났을까? 된장찌개를 메인으로 순수 한식을 차렸다.

매콤달콤한 도라지 생채

DSC_0279.jpg 살얼음이 얼은 백김치

DSC_0280.jpg

계란입혀 구운 대구전

DSC_0281.jpg오이지 무침, 멕시코 고추 장아찌, 마늘 장아찌 삼총사

DSC_0282.jpg멸치국물로 끓인 된장찌개

DSC_0283.jpg 

이 사람들 눈치가 가만히 보니…

서양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이, 누나가 밥하기 편하라고 일부러 한 소리인 듯 하다. 미국에서 한식을 차리려면 재료구입부터 조리과정이 힘든 줄을 미리 짐작하고서 나를 배려한 것 같은데…

나는 이미 살림 경력 10년이 훨씬 넘는 베테랑 주부이고, 멀리서 오랜만에-혹은 처음으로,-우리집을 방문한 동생 부부를 위해서라면 태평양 고래고기든, 남극의 물개 간이든, 무엇이든 구해다가 만들어줄 의욕이 넘쳐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지 못한 계산착오였다 🙂

DSC_0284.jpg

2013년 7월 7일

Subscribe
Notify of
guest
0 Comments
Oldest
Newest Most Voted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