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같은 건 없고, 그냥 발렌타인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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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월 14일은 발렌타인스 데이 (Valentaine’s Day) 라서 미국인들은 꽃과 캔디 등의 작은 선물을 많이 하는 날이다. 한국과 다른 점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친구나 가족, 선생님 등등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모두 작으나마 선물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어쩌다 그리되었는지 모르지만, 여자가 남자인 연인에게 초코렛을 선물하는 풍습으로 굳어져서, 동성친구나 가족간에는 전혀 발렌타인데이를 축하하지 않는다. 그리고 선물을 했던 반대급부로 3월 14일에는 화이트데이 라는 것이 있어서 남자들이 여자친구에게 선물을 하고, 4월 14일 블랙데이에는 아무런 선물을 못받은 사람들끼리 짜장면을 사먹고, 5월 14일에는… 뭐라더라? 암튼 무슨무슨 데이가 달마다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에서 발렌타인스데이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시하는 날이라서, 초등학교에서는 거국적인 카드와 캔디선물 돌리기가 이루어진다.

스무명이 넘는 학생과 선생님들이 모두에게 카드와 선물을 주고받자니, 그걸 다 담아서 집에 가지고 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라, 반 별로 선생님의 아이디어에 따라 이렇게 선물 봉투를 만들게 하는 것도 교과과정의 일부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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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에는 눈폭풍으로 인한 휴교 때문에 발렌타인스 데이 선물을 18일인 어제야 비로소 받아올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코난군을 방과후교실에서 픽업해서 집으로 데리고 오는데, 차 안에서 두 남매가 캔디를 꺼내서 나누어 먹느라 신이 났더랬다. 차에 연료가 얼마 안남아서 주유소에 들러서 주유를 하는 동안에도 두 아이들은 차 안에서 캔디를 까서 먹으며 잘 놀고 있는 듯 보였는데 (미국은 셀프주유소가 대부분이라, 주유를 하는 동안에 나는 차 밖에 나와있고, 아이들은 차 안에 남아있는다), 나중에 계산을 하고서 차에 타보니 코난군이 울고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작은 초코렛 한 개가 자꾸만 녹아내려서 냅킨으로 싸두려고 하는데, 엄마 차 안에 냅킨이 없어서 울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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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초코렛은 코난군이 특히나 좋아하는 것인데, 초코렛 안쪽에 땅콩버터가 들어있어서 달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초코렛을 먹다가 생각하니, 한 개는 남겨두었다가 아빠에게 주고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안먹고 아껴둘 요량으로 손에 꼭 쥐고 있었는데 야속한 초코렛이 자꾸만 녹아내리고 있었던 것…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초코렛이 보통으로 맛있었다면 아빠한테 남겨주지 말고 그냥 제 입에 톡 털어넣고 말았을텐데… 맛있고 아까운 초코렛이 자꾸만 녹아내리니, 아빠가 못먹게 될까봐 애가 탔을 것이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그 고운 마음씨가 하도 예뻐서, 얼른 가방안에서 티슈를 찾아서 도와주었다. 집에 와서 아빠에게 그 아름다운 이야기와 함께 초코렛을 전해주었더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초코렛이라며 감동과 함께 먹었다.

참, 그러고보니 내가 주유하려고 막 차에서 내리려는데, 엄마한테도 이 초코렛을 맛보겠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동생인 둘리양에게도 나누어주었음은 물론이고…

발렌타인스 데이에 어울리는 참 아름다운 일화였다…

2014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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