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프로젝트 – 서막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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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이, 커다란 프로젝트는 사실 사소한 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옆집의 존 할아버지 집에는 매우 활동적인 멍멍이가 한 마리 있는데, 사냥개 종인 이 녀석은 매일 몇 시간씩 산책을 시켜주지 않으면 넘쳐나는 에너지가 감당이 안되어 각종 사고를 저지르는데 반해, 존 할아버지는 심장병이 있어서 개 산책을 그렇게 무리하게 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인인 수지 할머니도 무릎 수술을 한 터라 개 산책을 마음껏 해줄 수 없고…

그래서 이렇게 뒷마당에 울타리를 치고 개를 마당에 풀어놓아 운동을 하도록 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 집 뒷마당에 내 돈 들여서 울타리를 치는건데…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웃들과의 화합과 동네의 전반적인 조화로운 분위기를 해치는 것을 대단한 민폐라고 생각하는 점잖은 사람들이라, 몇 달 전부터 이웃사람들에게 울타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공사를 시작하기 전날에는 바베큐 파티를 해서 이웃을 초대하고, 마침내 이렇게 울타리가 설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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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남은 자재는 우리집에 모두 넘겨주었습니다.

울타리로 쓰인 넓은 나무판과 울타리를 지지하는데 쓰인 두꺼운 각목이 많이 남았는데 더는 쓸 일이 없다며, 평소에 목수질을 자주 하던 남편에게 필요하면 가져다 쓰라고 준 것입니다.

공짜로 좋은 자재가 생겼으니 덥썩 받아다가 이렇게 잘 단도리를 해서 보관해두긴 했지만, 아직 아무런 계획도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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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여행을 가면서 뒷자리에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게임을 하며 잘 노는 사이에 우리 부부는 앞좌석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코난 어멈 머릿속에서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뒷마당에 죽은 나무를 베어내고 빈 자리에 새로이 나무를 심을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예쁜 여자아이용 플레이 하우스를 짓는 게 어떨까요?

트리하우스는 아무래도 남자 아이의 취향을 많이 반영한 것이니, 이 플레이 하우스는 하얗고 핑크색으로 예쁘게 칠하고 아담하게 지어서 둘리양의 소꼽놀이 부엌셋트를 넣어두고, 창가에는 예쁜 꽃화분도 달아주면 죽은 나무가 없어진 휑한 자리를 예쁘게 채울 수 있고, 재료로 쓸 목재는 옆집에서 얻은 것이 많이 있고, 둘리양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여자아이들이 함께 놀 수도 있고, 코난군도 마당의 두 집을 왔다갔다 하면서 더 재미있게 놀 수 있고…

이렇게 여섯 시간을 운전하는 동안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된 것입니다.

여행기간 내내 인터넷 검색도 하고 메모지에 도면을 그려보기도 하고…

여해에서 돌아온 다음날 바로 터 다지기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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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으로 죽은 나무를 잘라내는데, 죽은 나무의 가지가 워낙 넓게 퍼져 있어서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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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의 울타리 덕분에 지금의 트리하우스가 오히려 더 돋보이게 되었는데, 여기에 더 작고 예쁜 집 하나를 추가할 재료까지 생겼으니, 여름 방학이 끝나기 전에 완성하고픈 욕심에 코난 아범은 밤낮으로 분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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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계산기를 두드려가며 더 필요한 자재를 계산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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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자르는 기계를 갖다놓고 뭘 저리 열심히 만드나 했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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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벽면에 붙일 합판의 갯수를 확인하기 위해서 종이로 모형을 만들었던 것이었어요.

종이를 시중에서 파는 합판의 축적된 싸이즈로 잘라서 실제로 덧대어 붙여서 집을 만들어보니 8장의 합판이 필요한 것으로 계산이 나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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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판이나 지붕재료, 그리고 스컹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집 아래에 깔아둘 자갈을 사는 것은 트럭을 빌려서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분량을 정하고, 어떤 순서로 실어올지 동선을 정하는 등의 정밀한 계획이 앞서야 합니다.

오늘은 비가 간간이 흩뿌리는 날씨라 바깥 일을 못하겠네요? 했더니만, 오늘 같은 날 오히려 자재를 파는 가게가 한산해서 배달 트럭을 빌리기가 쉬울거라며 외출준비를 하고 있는 코난 아범입니다.

이렇게…

작고 사소한데서 우연히 시작된 일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을 기대해 주세요!

2014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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